지난 2002년 국내 증시에 ETF(상장지수펀드)가 처음 도입된 이후 사상 처음으로 순자산총액이 50조원을 넘어섰다.
24일 한국거래소는 국내 증시에 상장된 전체 449개 ETF의 순자산총액이 지난 23일 기준 50조 48억원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2002년 ETF 시장 개설 당시 순자산총액 3444억원과 비교하면 17년간 145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순자산총액은 ETF 설정금액과 운용 수익을 더한 금액으로 산출된다.
최근 2년새 국내 증시는 전반적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지만 ETF 순자산총액은 신규 자금 유입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지난해 순자산총액은 41조 66억원으로 전년 대비 15.15% 증가했으며, 올해도 50조 48억원으로 작년보다 21.94% 순자산총액이 늘었다.
올해도 이어진 저금리 기조로 인해 ETF 가운데 주식형 ETF 보단 채권형 ETF가 강세를 보였다. 국내·외 포트폴리오를 통틀어서 채권형 ETF의 순자산총액 증가속도가 더 빨랐다. 올해 순자산총액을 기준으로 국내 주식형 ETF가 전년 대비 49.8% 성장했을 때 국내 채권형 ETF는 66.11% 성장했다. 해외 주식형 ETF는 올해 순자산총액이 38% 상승했지만 해외 채권형 ETF는 순자산총액이 3.71배로 늘었다. 단, 채권형 ETF는 순자산규모가 6조 6149억원으로 주식형 ETF(42조 4065억원)에 비해 15.6% 수준에 불과해 성장률이 과대평가되는 측면도 있다.
지난 10년간 패시브 투자가 액티브 투자에 비해 적은 수수료와 우월한 성과를 올리는 경우가 늘면서 증권 관련 패시브 투자 펀드는 3조 달러 이상 규모로 커졌다. 한국은 아직 전체 ETF 자산 비중은 선진 시장 대비 적은 편이지만 순자산총액은 2004년, 2014년을 제외하면 매년 두자릿수 성장률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23일 기준 유가증권 시장과 코스닥 시장 전체 시가총액 1715조 402억원 대비 전체 ETF 순자산의 비중은 2.91%로 미국(10.9%)이나 독일(10.7
개별 종목별로 살펴보면 12월 들어 순자산총액이 가장 많이 증가한 종목은 KODEX 200으로 전월 대비 1조 9137억원이 증가했다. 그 다음으로 KODEX MSCI Korea TR(9883억), TIGER 200(6723억) 등이 뒤를 따랐다.
[안갑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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