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의 1단계 무역합의에 미국 콩 선물가격이 큰 폭으로 뛰었다. 세계 최대 대두 수입국인 중국이 대미 유화책 일환으로 미국산 콩 수입을 늘릴 것이라는 기대가 작용했다. 미국 콩 선물가격과 연동되는 콩 상장지수상품(ETP)도 이달 들어 5% 이상 오르며 오랜만에 쾌재를 불렀다.
25일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 따르면 내년 1월 만기 미국 콩 선물가격은 부셸당 937센트를 나타내고 있다. 이달 들어 7.4% 상승했다. 이에 따라 KODEX콩선물 상장지수펀드(ETF)는 이달 초 하반기 저점을 찍은 뒤 5.8% 상승했다. 신한 콩선물 상장지수증권(ETN)도 같은 기간 6.4% 올랐다. 두 상품 모두 CBOT에서 거래되는 미국 콩 선물가격을 추종한다.
지난달 가파른 하락 곡선을 그린 콩 선물가격이 반등한 배경으로는 미국과 중국의 1단계 무역합의가 꼽힌다. 지난 12일 양국은 중국의 미국산 농산물 구매 확대 등을 골자로 한 협상안에 합의했다. 중국은 미국으로부터 향후 2년간 320억달러 규모의 농산물을 추가로 구입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세계 콩 시장 큰손으로, 중국의 미국산 콩 수입량이 미국 콩 선물 시세에 큰 영향을 미치는 구조다.
유경하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대두 시장은 미·중 협상이라는 요인으로 크게 움직이는 추세"라며 "중국이 콩을 포함한 미국산 농산물 수입을 늘리는 안에 합의한 게 이 같은 시세 변화를 이끌었다"고 바라봤다.
연중 강세였던 미국 달러가치가 이달 초부터 떨어진 것도 콩값 상승에 기름을 부었다. 국제원자재선물은 미 달러화로 표시돼 달러가 약세면 원자재값은 반대로 상승한다. 최근 달러가치 하락도 미·중 무역합의로 촉발됐다.
그 뿐만 아니라 이달 출범한 아르헨티나 새 정부가 재정 확충을 이유로 농산물 수출관세를 인상하기로 한 점 역시 미국 콩 선물 상승에 일조했다. 아르헨티나는 대두 수출에서 미국과 경쟁 관계다. 관세가 붙어 비싸진 아르헨티나산 대신 미국산 콩으로 글로벌 수요가 옮겨갈 것이라는 기대가 작용했다. 다만 추가 상승 여력은 제한적이라는 게
황현수 신영증권 연구원은 "콩 선물 가격은 부셸당 1000센트 언저리에서 상승 동력이 꺾일 수 있다"며 "1000센트를 뚫고 올라가려면 흉작 등 공급 측면 이슈가 생겨야 한다"고 바라봤다.
[홍혜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