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가 국내 금융지주사 간 격전장이 되고 있다. 우리금융지주가 수년째 '스몰딜'을 통해 공들여온 캄보디아 시장에서 KB금융지주가 대형 인수·합병(M&A)으로 맞불을 놓으면서다. 우리금융지주는 최근 5년간 중소 금융기관을 잇달아 인수하며 안정적인 성장을 택해왔는데 KB금융지주가 현지 1위 소액대출금융기관(MDI)을 약 7000억원에 전격 사들이며 내년 상업은행 설립 경쟁에 불이 붙었다. 캄보디아에 가장 먼저 진출하고도 M&A에서 밀린 신한금융과 후발주자 격인 NH농협금융도 내년에 영업망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을 내놓고 있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우리·하나금융 등 4대 금융지주가 모두 인수전에 뛰어들었던 캄보디아의 '알짜' MDI 프라삭이 KB 품에 안겼다. 지분 70%를 7020억원에 인수하는 조건이다. 향후 2년간 30% 지분을 인수하면 인수가격은 1조원대로 올라간다.
프라삭은 작년 기준 MDI 시장점유율이 41.4%로 독보적인 1위 업체다. 전체 금융기관 중에서도 대출 점유율 3위다. 재무건전성도 우량한 편이다. 작년 프라삭의 고정이하여신비율(NPL)은 0.7%로 캄보디아 은행권 NPL(2.2%)보다 크게 낮다. 이 같은 프라삭의 매력 때문에 국내 금융사들이 너도나도 눈독을 들였다는 후문이다. 2016년에는 프라삭이 지분 50%에 대한 입찰에 나섰고 우리은행이 뛰어들었다가 세부 조건 이견으로 발을 빼기도 했다. 3년 만에 재개된 이번 인수전에서는 신한은행과 국민은행이 최대주주 자리를 놓고 경쟁했다.
이에 질세라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도 캄보디아 내 두 금융기관의 통합법인 설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손 회장은 2014년 MDI '우리파이낸스캄보디아'와 지난해 현지 저축은행 WB파이낸스를 각각 인수하고 최근 두
신한은행은 내년 상반기 영업점 3곳을 추가해 자동차 대출 등을 강화할 방침이다. NH농협은행은 작년 9월 농협파이낸스캄보디아를 출범해 소액대출업을 영위하고 있다. 현재 19곳인 지점을 내년에는 4곳 늘려 23곳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문일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