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투자 업계에 따르면 라임자산운용과 환매협의회의 요청으로 환매 중지 펀드 실사에 나선 삼일회계법인은 초기 실사를 통해 테티스 2호 손실률이 최소 40%에서 최대 70%에 이를 것이라는 드래프트(초안)를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라임자산운용의 환매 중지 펀드 실사 과정에서 C등급 부실 자산이 속출하고 있다. 특히 실사 과정에서 분석된 펀드의 환매 가능성과는 별개로 향후 해당 펀드가 청산을 위해 시장에 나오면 실제 환매가는 더욱 낮아질 수도 있어 손실폭 확대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호 환매 중지 펀드인 테티스2호처럼 다른 펀드도 70%가량 높은 손실률을 보이면 1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라임자산운용 측과 환매협의회 측은 실사 결과를 토대로 투자자산의 청산 여부를 결정할 전망이다. 양측은 손실 비율에 따라 강제 청산이나 투자된 자금을 일시적으로 유예하면서 원금을 최대한 회복할 수 있는 방향으로 판단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다만 1조5000억원에 달하는 환매 중지 펀드에 예상 손실률이 높게 측정되면서 개인투자자는 물론 기관투자가의 손해가 최대 1조원에 이를 정도로 커질까 우려하고 있다.
증권 업계 관계자는 "삼일 측이 테티스 펀드 주요 자산을 분석한 결과 낮은 환매 가능성이 우려되는 C등급 자산이 많았고, 최대 손실률은 70%가량으로 측정됐다"며 "사기 논란에 휩싸인 무역금융펀드 손실률은 더 클 것으로 예상되는 등 1조5000억원에 달하는 환매 중지 펀드 투자금 대부분을 날릴까 우려된다"고 귀띔했다.
테티스2호 펀드는 코스닥기업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 메자닌채권을 편입한 모펀드다. 설정 규모는 2000억원대로 추산된다. 모펀드가 자펀드 자금을 받아 코스닥시장 기업의 CB·BW 등을 담고, 자펀드는 모펀드 편입 비율 등에 따라 수익을 배분하는 구조다. 테티스2호 펀드가 원금을 잃게 되면 이는 곧 테티스 펀드와 연동된 자펀드 손실로 이전된다. 테티스2호 자펀드로는 라임자산운용 '새턴' 시리즈가 대표적으로 거론된다. 이들 가운데 상당수가 테티스2호 펀드를 편입했다. 테티스2호 펀드 손실률에 따라 라임자산운용 새턴 등 자펀드에 돈을 실은 투자자들이 손실을 확정하게 되는 것이다. 라임자산운용 펀드들은 대부분 모자 펀드로 연결돼 있어 부실이 도미노처럼 이전될 수 있다. 현재 환매가 중단된 라임자산운용의 모펀드는 테티스2호 외에도 사모채권을 편입한 '플루토 FI D-1호', 무역금융펀드로 불리는 '플루토 TF-1호' 등 총 3개다. 이들 펀드에서 파생된 자펀드 가운데 총 157개가 이미 환매가 중단됐거나 중단될 예정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환매가 중단된 자펀드 규모는 총 1조5587억원에 달한다.
다만 이 금액이 모두 3개 모펀드에 투자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모펀드와 자펀드 규모는 일치하지 않는다. 라임자산운용과 금감원 자료를 통해 추산한 3개 모펀드 규모는 총 1조350
시장에서는 테티스2호 펀드보다 '플루토 TF-1호'의 손실이 더욱 클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이 펀드가 신한금융투자에서 대출받아 투자한 금액까지 합하면 6000억원에 달하는 펀드인 만큼 실사 기간도 더욱 길어질 것으로 보인다.
[진영태 기자 / 홍혜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