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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이승환 기자] |
이상우 인베이드투자자문 대표는 "올해 부동산 시장에는 호재만 있을 뿐, 악재가 보이지 않는다"며 "최대 10%까지 서울 부동산이 추가로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내년 집값이 하락할 만한 특별한 악재가 없고, 오히려 4월 총선과 교육제도 개편 등이 호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총선이 다가올수록 지역 개발 현안이 계속 거론된다는 점과 정시 확대를 골자로 한 교육체계 개편으로 강남 8학군 선호도가 더 높아질 것이라는 얘기다.
그는 1년 전 2019년 시장을 '서울 8.4%·수도권 3.8%' 오를 것으로 전망했었다. 실제로 서울은 5.3% 올랐고, 수도권은 3.8% 올랐다. 서울 상승률이 '틀린 것'에 대해서 이 대표는 "9·13 대책 이후 6개월 가량 집값이 하락했는데, 예상보다 길게 쉬었다"면서 12·16대책 효과는 이보다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 기준은 KB부동산 '월간 KB주택가격동향'의 '평균매매가격'이다. 이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평균매매가격은 2018년 12월 8억1595만원에서 지난해 12월 8억5951만원으로 5.3% 올랐다. 수도권 아파트 평균매매가격도 마찬가지로 같은기간 5억225만원에서 5억2141만원으로 3.8% 올랐다. 이 대표는 이 수치(서울)가 올해 최대 10%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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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이승환 기자] |
이 대표는 시종일관 가장 중요하게 보는 지표로 '소득 수준'을 꼽았다. 전반적인 소득 수준이 높아지고 있어 가격 상승세가 안정적인 서울 부동산에 대출을 낀 투자 및 실거주 수요가 풍부하게 유지되고 있다는 것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인 이상 근로자 가구 평균 월 소득은 작년 3분기 560만원으로 2018년 3분기 대비 3.7% 늘었고 2017년 3분기에 비해서는 12%가량 늘었다. 또 그는 "올해 공무원 보수가 2.8% 오르는 것도 주목해야 한다"면서 "소득이 느는데 금리는 떨어져 주택구매 여력이 크게 상승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12·16 대책의 핵심은 '1주택자'에 있다고 강조했다. 1주택자는 한번도 규제의 대상이 된 적이 없는데, 이번 대책으로 고비를 바짝 조였다. 그는 "12·16 대책으로 가장 억울한 사람은 13억원짜리 아파트에 살던 1주택자"라며 "15억원 초과 주택에 대해 주택담보대출이 막혀 13억원짜리 아파트에 살던 1주택자는 더 좋은 집으로 이사갈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일시적 2주택자에게도 규제를 가했다. 실수요자더라도 시가 9억원이 넘는 주택을 새로 취득하거나 갈아타기를 하는 경우 1년 이내에 전입 및 기존 주택의 처분 조건으로만 대출이 가능하다.
이상우 대표는 "기존 정부대책과 가장 달라진 점을 꼽으라면 1주택자에 대한 과세 강화"라며 "장기보유특별공제 적용에 거주기간 요건을 추가하고 조정대상지역의 경우 일시적 2주택 적용 기간을 1년으로 단축한 것은 그동안 정부의 정책에 순응했던 1주택자 또한 안전하지 않다는 것을 말해준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12·16 대책 효과가 오래 가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지금까지 발표된 18번의 부동산 대책으로 웬만한 규제에는 시장이 잘 꿈쩍하지 않는다"면서 "특히 가격대별로 9억원 이하, 9억~15억원 이하 아파트는 이미 오르고 있어서 전반적인 상승세는 시간 문제"라고 말했다.
특히 이상우 대표는 '구도심 재개발'을 주목하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특히 많이 올랐던 서울의 신길·고덕, 수원, 대전의 경우 모두 구도심 재개발 이슈가 있었던 곳"이라며 "올해도 구도심 재개발 이슈가 있는 곳이 상승세를 이끌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인천 미추홀구는 최근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이 활발히 추진되며 주거환경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경기도에도 재개발 물량이 많다. 광명시 '광명2·10·14R구역재개발', 수원시 '수원팔달8·10구역', 성남시 '신흥2구역' 등이 공급을 앞두고 있다. 수원 재개발 물량은 투자자 및 실수요자들의 주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구도심에 위치해 기반시설이 양호하고 비청약과열지역에 속해 전매제한 기간이 6개월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분양한 경기 수원시 '힐스테이트푸르지오수원(팔달6구역재개발)'이 치열한 청약 경쟁을 벌인 바 있다.
지방은 광역시를 중심으로 재개발·재건축 아파트 분양 계획이 많다. 부산 수영구 남천동, 울산 중구 복산동, 광주 북구 유동 등이 대표적이다.
대대광(대구·대전·광주) 지역의 상승세가 지속될지에 대해서는 다소 보수적인 입장을 취했다. 이 대표는 "대구와 광주는 상승세가 오래 지속됐고 입주 물량이 상당히 많이 예정돼 있으므로 올해 집값이 주춤할 수 있다"며 "반면 대전은 이제서야 구도심이 재개발되고 있어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이상우 대표는 청약가점제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는 "2019년 상반기 집값이 약세였던 이유는 실수요자들이 청약을 기다렸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작년 5월 서울 서초구 '방배그랑자이' 분양 이후 청약을 깔끔하게 포기하고 기존 주택 매입으로 넘어간 사람들이 대거 나왔다"고 말했다. 청약가점제는 청약 신청자 조건에 따라 가산점을 부여해, 종합점수가 높은 순으로 분양 주택 당첨자를 결정하는 제도다. 가점 항목은 무주택기간(2~32점), 부양가족 수(5~35점), 청약통장 가입기간(1~17점) 등으로 구성되며 총 84점 만점이다. 현 청약가점제로는
이에 이상우 대표는 "차라리 청약가점제도를 없애고, 선착순 배정이나 자녀수 많은 순서대로 배정하자는 얘기마저 나온다"면서 "공평한 청약제도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윤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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