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이더 M ◆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국내 6개 업종의 신용등급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유통·자동차·반도체 및 전자·정유·화학·철강 등이다. 물론 '장기화'란 단서가 붙긴 했지만, 진원지인 중국을 중심으로 실제 장기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만큼 국내 기업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는 분위기다.
무디스는 이와 함께 SK이노베이션과 SK종합화학 신용등급을 한 단계씩 강등했다. 숀 황 무디스 연구원은 6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 확산은 중국 내외에서 소비 심리와 소비 지출을 위축시킬 것"이라며 "생산과 공급망에 혼란을 야기할 수 있어 다수 산업에 속하는 한국 기업 신용도에 부정적"이라고 밝혔다. 그는 다만 "신종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하지 않는다면 한국 기업 신용등급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무디스는 국내 6개 업종의 신용등급에 우려를 표했다. 6개 업종 모두 중국 경제와 밀접하거나 중국을 포함한 가치사슬(밸류체인)에 영향을 받는 산업이다. 또한 지난해 하반기부터 업황 악화로 재무적 어려움을 겪는 업종도 대거 포함됐다.
먼저 정유 부문에서 무디스는 이날 SK이노베이션과 자회사 SK종합화학의 신용등급을 각각 'Baa1'에서 'Baa2'로 한 단계 낮췄다. 등급 전망은 '안정적'을 부여했지만 이날 정유를 포함한 6개 업종을 꼽으며 경고하고 나선 것이다. 이와 관련해 무디스는 "석유·화학 제품의 수요 약세와 공급 증가에 따른 추가적인 스프레드(제품과 원재료 가격 차이) 축소가 정제마진 회복을 상쇄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12~18개월 동안 SK이노베이션의 영업이익이 2019년 부진한 수준으로 유지되거나 소폭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종 코로나 사태 직격탄을 맞은 유통 부문에 대해서도 경고가 이어졌다. 무디스는 "온라인 비중이 비교적 제한적인 유통 업체는 신종 코로나 확산에 따라 고객들이 오프라인 매장 방문을 줄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미 전자상거래 비중이 높아지면서 오프라인 중심 유통 업체들은 실적 하락이 지속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신종 코로나가 장기간 확산되면 오프라인 매장을 방문하는 사람들의 숫자를 대폭 줄여 신용등급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의미다. 무디스는 이날 "전자상거래 발전에 따른 경쟁 심화로 이미 장기간 어려움을 겪어 온 이들 업체의 완만하거나 부진한 실적이 더욱 압박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무디스는 반도체와 자동차 또한 실적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 정부가 오는 9일까지 춘제(春節) 연휴를 연장하면서 중국 기업과 밸류체인을 맺고 있는 한국 기업들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앞서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지난 5일 신종 코로나 사태에 따른 부품 수급이 차질을 빚으면서 현대차와 기아차의 올해 1분기 실적이 부정적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S&P는 "자동차부품 와이어링 하니스의 공급 차질로 1분기 전체 생산 공정에 부담이 커지고 수익성 압박도 가중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 무디스는 화학, 철강 등 원자재 업종 역시 중국이 경기 침체에 들어가면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고 봤다. 앞서 S&P는 5일 "중국은 서비스 소비가 10% 줄어들며 올해 성장률이 1.2%포인트 하락할 것"이라고 추산했다.
다만 무디스는 당장 단기간에 한국
[김규식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