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머리가 희끗희끗한 원로 배우들은 보통 주인공에선 배제되는 게 일반적인데요.
하지만, 최근 일흔을 훌쩍 넘긴 노배우들이 이야기의 중심으로 맹활약해 눈길을 끕니다.
서주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60~70년대 한국영화를 풍미했던 '원조 미남' 신성일.
지금까지 무려 506편의 작품에서 주연을 맡은 노배우가 20년 만의 복귀작에서도 변함없이 주인공입니다.
손녀뻘 여배우와 러브 신까지 선보이며 연기 열정을 불태웁니다.
▶ 인터뷰 : 신성일 / '야관문: 욕망의 꽃' 주연
- "제가 이 세상을 마감할 때까지 영화배우로서 1년에 한 번 정도는 영화에 출연했으면 하는…."
정식 공연을 며칠 앞둔 작은 연습실.
70대 노배우의 다양한 몸짓과 진지한 표정에서 진한 연륜이 배어 나옵니다.
'국민 엄마'로 불리는 김혜자는 아이부터 노인까지, 홀로 1인 11역의 팔색조 연기를 펼칩니다.
▶ 인터뷰 : 김혜자 / '오스카, 신에게 보내는 편지' 주연
- "노배우로서 (관객들에게) 좋은 영향을 조금이라도 끼칠 수 있다면…. 그렇게 바라고 있어요."
긴 머리카락을 풀어헤친 '연극계 대모' 박정자가 요염한 자태로 남자에게 안깁니다.
고전을 무대에 옮긴 '단테의 신곡'에서 시동생과 불륜에 빠진 프란체스카로 나이를 초월한 관능미를 뽐냅니다.
그동안 거의 모든 작품에서 젊은 주역들을 뒷받침하는 역할에만 그쳤던 70대 노배우들.
50년 가까운 연기 연륜을 바탕으로 무대와 스크린에서 회춘하고 있습니다.
MBN 뉴스 서주영입니다. [juleseo@mbn.co.kr]
영상취재 : 이원철 기자·최대성 VJ
영상편집 : 이재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