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하나의 고려대장경인 '밀교대장'(密敎大藏)이 발견돼 화제다.
16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 밀교대장은 불교 경전에서 보이는 신비의 주문인 다라니, 즉 진언(眞言)만을 떼어낸 것으로 밝혀졌다.이 같은 사실은 호림박물관 학예연구사 출신인 서지학도 박광헌(경북대대학원) 씨가 이 박물관 소장품 중에서 밀교대장 권61이 있다는 사실을 밝혀냄으로써 알려졌다.
나아가 이런 발견을 계기로 서지학 전공 남권희 경북대 교수도 2008년 서울 수국사 소장 목조아미타여래좌상에서 나온 복장(腹藏·불상 배속에 넣어주는 공양품) 유물 중에도 밀교대장 권9가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두 사람은 이런 발견성과를 16일 청주 고인쇄박물관에서 개최되는 2014년 춘계 한국서지학회 학술대회에서 보고한다.
박씨는 호림박물관에서 근무하면서 이곳에 소장한 고서를 정리하다가 밀교대장 권61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이는 70년대 초반 이 박물관 창립자인 윤장섭 회장이 구입해 박물관 운영주체인 성보문화재단으로 기증한 유물이다.
조사결과 밀교대장 권61은 1장에 30행 15~16글자로 돼 있다. 책 이름은 '密敎大藏卷六十一'(밀교대장 권61)이라고 하고, 제목 아래에는'磻'(반)이라는 글자를 적었다.
현재 남은 장수는 17장. 전체 1~21장 중에 제15~18장에 해당하는 부분은 없어졌다. 책 크기는 31.5×11.6㎝. 장정은 접는 구조인 절첩장(折帖裝)이고 표지는 감청색이 도는 감지(紺紙)로 만들었고 은가루인 은니(銀泥)로 테두리를 두르고 안에다가 '밀교대장 권61'이라고 적었다.
박씨는 "보상화 문양으로 표지를 장식한 고려시대 일반 사경(寫經)과는 달리 장식적인 요소를 없애고 감지에 책 이름만 기입하는 형식"이라면서 "이는 고려말 13~14세기 목판본을 절첩으로 장정할 때 흔히 보이는 양식"이라고 말했다.
나아가 이 책은 경전에서 진언만 빼낸 경전의 제목과 그것을 옮긴 사람을 적었다. 그런 다음 해당 경전에 수록된 진언을 실담자(悉曇字·산스크리트 문자의 일종)로 적고 한자로 병기했다. 권61에는 총 6개 경전이 수록됐다. 조사 결과 금강정경유가수습비로자나삼마지법(金剛頂經瑜伽修習毗盧遮那三摩地法)·대위력오추슬마명왕경(大威力烏樞瑟摩明王經)·부동사자다라니비밀법(不動使者陀羅尼秘密法)·천수천안관세음보살대신주본(千手千眼觀世音菩薩大身呪本)·천수천안관자재보살광대원만무애대 비심다라니주본(千手千眼觀自在菩薩廣大圓滿無애<石+疑>大悲心陀羅尼呪本)·대승유가금강성해만수실리천비천발대교왕경(大乘瑜伽金剛性海曼殊室利千臂千鉢大敎王經)이 그것이다.
끝머리인 권말(卷末) 하단부에는 '산원 김청 각'(散員金靖刻)이라고 해서 산원 벼슬의 김청이라는 사람이 목판에 새겼다는 사실을 적었다.
박씨는 "밀교대장은 경전의 진언만을 가려 뽑아 구성한 새로운 방식의 편집체제를 갖춘 것으로 드러난다"면서 "수록된 경전의 '磻'(반)이라는 함차(보관박스 번호)와 재조대장경(팔만대장경)의 함차가 일치하는 것으로 보아 재조대장경에 수록된 경전의 함차를 따르지만 재조대장경에 수
나아가 재조대장경에서는 진언의 한문 번역만 실은 경우에도 밀교대장은 실담자와 한역을 병기함으로써 밀교대장을 편찬할 때 참고한 다른 판본이 있었을 것으로 추측된다고 덧붙였다.
[매경닷컴 속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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