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실한 천주교 신자였던 안중근 의사가 사형 집행을 앞두고 마지막으로 남긴 유묵 즉 글씨인 경천이 104년 만에 천주교 품으로 돌아갔습니다.
안 의사의 굴곡진 삶처럼 '경천' 역시 험난한 여정을 거쳤습니다.
이해완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1910년 3월, 중국 뤼순 감옥에서 순국한 안중근 의사가 마지막으로 남긴 유묵 즉 글씨입니다.
'하느님을 사랑하고 공경하라'는 뜻으로 '경천'이라고 썼습니다.
천주교 사상을 담은 안 의사의 유일한 유묵으로 평가받는 '경천', 아래쪽에는 낙관 대신 찍은 안 의사의 손바닥 인장이 뚜렷합니다.
▶ 인터뷰 : 염수정 / 추기경
- "순국 당일에도 뤼순 감옥에서 10분간 기도를 올리고 당당히 형장에 걸어 들어가셨습니다. 그분은 자신의 생애를 그리스도의 생애와 일치시키고자 노력하신 분입니다."
박삼중 스님이 일본에서 구입해 들여온 '경천'은 몇달 전 경매에 출품됐다가 유찰됐습니다.
하지만, 안 의사의 유묵을 이대로 방치할 수 없다고 판단한 잠원동 성당이 '경천'을 5억 원 가량에 구입해 서울대교구에 기증했습니다.
▶ 인터뷰 : 박삼중 / 스님
- "안 의사의 정신이 특히 동양 평화의 정신이 하늘의 정신이 제대로 모셔질 수 있어서 아주 기쁩니다."
▶ 스탠딩 : 이해완 / 기자
- "안중근 의사의 결연한 의지가 담긴 유묵은 서대문 순교성지 박물관에 전시될 예정입니다. MBN뉴스 이해완입니다."
영상취재: 박상곤 기자·영상편집: 이재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