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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놀트 배역은 스위스 영웅 빌헬름 텔을 도와 오스트리아 총독 게슬러의 폭정과 싸우는 장군이다. 무대에 등장할 때마다 하이C로 노래를 불러야 한다. 빌헬름 텔은 오스트리아 황제에게 경의를 표하지 않은 죄로 어린 아들의 머리 위에 사과를 얹어놓고 석궁을 쏘는 벌을 받는다.
강요셉이 아르놀트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한 후 유럽 극장 곳곳에서 공연 제의가 밀려들었다. 지난 25일 독일 오페라의 심장부인 뮌헨 바이에른 오페라극장에서도 이 역할로 독일 관객들을 열광시켰다. 오는 6월에는 폴란드 바르샤바 국립 오페라극장에서 이 작품을 공연하고 내년 3월 함부르크 국립 오페라극장 무대에도 오른다.
로마에서 전화를 받은 강요셉은"그라츠 극장 오페라 연출 자체가 아르놀트에 맞춰져 있어 눈길을 끌었다”고 말했다.
"그라츠에서 100년만에'빌헬름 텔' 공연이 열려서 유럽 극장 관계자들과 기자들이 많이 왔어요. 오디션보다 더 부담스러운 공연이었죠. 다행히 유럽 극장 곳곳에서 아르놀트 역할을 제안했고, 그라츠 극장은 다음 시즌'리골레토' 주인공 만토바 공작을 맡겼어요.”
이 공연 성공으로 세계 오페라 무대 '하이C의 제왕'꿈에 성큼 다가서게 됐다. 그의 롤모델이 바로 이탈리아 전설적인 고음 테너 루치아노 파바로티(1935~2007년)다.
"파바로티가 낸 음반'하이C의 제왕'을 재현하고 싶어요. 재킷 사진과 똑같은 옷을 입고 수록곡을 부르고 싶어요. 파바로티는 하이C보다 더 올려서 노래를 불렀는데 저도 그렇게 하고 있어요.”
하이C를 제대로 소화하는 테너가 드문 이유는 뭘까.'음 이탈'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다.
"수많은 테너들이 고음을 부담스러워해요. 하지만 저는 하이C에 목말라 있었어요. 그래서'빌헬름 텔'이 가장 만족스러운 작품이죠. 제가 제일 잘 노래할 수 있는 오페라이기도 하고요. 대학 다닐 때는 하이C를 못 냈는데 수없이 연마해 극복했죠.”
하이C가 돋보이는 베르디 오페라'리골레토' 만토바 공작 역할로도 각광받고 있다. 5일·7일 로마 오페라극장'리골레토' 공연으로 이탈리아 무대에 신고식을 치른다. 내년 6월에도 빈 국립오페라극장(슈타츠 오퍼)에서 이 작품을 공연한다. 2013년 12월 이 극장에서 푸치니 오페라'라 보엠'을 성공시킨 덕분이다. 2002년부터 11년 동안 일한 베를린 국립 오페라극장(도이체 오퍼)에서 독립한 후 유럽 무대가 순식간에 열렸다.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매니지먼트
"2년전 베를린 도이체 오퍼에서 독립해 프리랜서가 됐어요. 극장에서 추천해줘서 젬스키 그린 전속 성악가가 됐죠. 그 덕분에 오디션 없이도 오페라 본고장 이탈리아 로마에서'리골레토' 주인공을 맡게 됐어요.”
[전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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