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한국 오락프로그램 리메이크 바람이 불고 있다.
5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한국 오락프로그램들을 소개하며 '한류 리메이크 시대'가 열렸다고 소개했다.
중국 방송사 후남위성TV에서 방송됐던 '아빠 어디가'는 선풍적인 인기 덕분에 영화까지 만들어졌다.
절강TV는 청춘 남녀의 사랑 찾기 프로그램인 '짝'을 주말 황금시간에 릴레이 방영을 하고 있다. '짝'과 유사한 프로그램을 만들어 반사 이익을 얻으려는 중국 지방 방송사들도 심심찮게 눈에 띈다. 중국 시청자들에게 다소 생소하게 여겨졌던 미션 오락프로그램 '러닝맨'역시 빼놓을 수 없는 성공 사례다.
첫 방송 직후 "신선하고 재미있다”는 수많은 댓글이 달렸다.
지난해 9월 중국 방송심의위원회는 이른바 '방송콘텐츠 쿼터제'를 시행했다. 해외 콘텐츠가 전체 방송 시장에서 30%를 넘지 못한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쿼터제 발효 이후 중국 방송사들과 인터넷TV 사업자들은 전략을 바꿨다. 드라마나 오락프로그램의 판권을 사들여 그대로 방영하는 대신 제작 플랫폼을 구입해 리메이크를 하기 시작한 것이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중국 방송콘텐츠 시장 규모는 190억달러(약 20조6700억원)에 이른다. 이 시장을 잡기 위해 한중 양국 방송사를 비롯해 프로그램 제작사들이 밀월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지난달 중국에서 만난 북경위성TV(BTV) 고위 관계자는 "현재 중국 방송사들은 한국의 제작 플랫폼을 사들이는 것을 넘어 한국 유명 PD, 무대 조명 전문가, 영상 편집자 등을 영입하거나 협력하려고 접촉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 방송사들은 오락쇼 한회당 플랫폼을 전수하는데 일반적으로 20만달러(약 2억2000만원)를 받는다. 하지만 오락쇼 인지도와 예상 시청률 등에 따라 플랫폼 가격은 천차만별이라는 게 중론이다. 중국 방송사들은 플랫폼을 사들인 다음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부어 오락쇼를 제작한다.
예컨대 '1박 2일'의 경우 중국 방송사가 한회를 찍기 위해 투입하는 비용은 무려 40억원이 넘는다. 40억원을 한회당 제작비로 쓸 수 있다는 얘기는 그만큼 광고 수익이 몇 배는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나라 오락쇼 제작사들이 단순히 플랫폼을 단발성으로 수출하기보다는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전략적으로 움직일 필요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중국 현지에서 활동 중인 엔터테인먼트 회사 관계자는 "플랫폼을 판다는 것은 결국 제작 노하우를 전수해주는 것과 같은데 중국의 제작 능력이 올라가게 되면 결국 우리가 설 땅이 좁아지게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김대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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