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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좌석 선호가 같아서 엑소 티켓가격이 동일한 건 아니다. 팬들이 좋아하는 좌석은 따로 있다. 바로 멤버들의 퍼포먼스가 가장 잘 보이는 자리다.대표적으로 체조경기장 무대 바로 앞에 있는 스탠딩 A·B구역(좌석 없음)을 꼽을 수 있다. 이곳은 티켓번호에 적혀 있는 순서에 따라 입장만 하면 그 이후엔 자유롭게 자리를 잡을 수 있다. 스탠딩 구획을 나누는 울타리(펜스) 앞이 가장 잘 보이는데다 펜스를 짚고 올라서면 남들보다 한발 높은 시야를 얻을 수 있어 팬들끼리 자리 경쟁이 치열하다. 공연스태프 몰래 사진·영상을 찍기에도 수월하지만, 그만큼 체력이 좋아야 한다는 후문이다. 이밖에 인파에 휩쓸리는 걸 싫어하는 팬들은 무대 정중앙 바로 앞 지정석 8~10구역을 좋아한다. 이 자리에선 무대 전체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하지만 SM엔터테인먼트가 모든 좌석을 동일한 값에 판매할 수 있는 원동력은 엑소의 강력한 팬덤 덕분이다.
엑소 팬들은 무대 양옆 가장자리인 1, 17, 25, 46구역도 마다하지 않는다. 다른 가수 공연에선 이른바 시야제한석으로 외면받는 좌석이다. 인천에 사는 엑소 팬 이세아 양(16)은 “다른 팬들이 보지 못하는 오빠들의 생생한 모습을 가까운 거리에서 나만 볼 수 있다는 느낌이 좋다”며 “그 모습을 1초라도 볼 수만 있다면 11만원이 아깝지 않다”고 귀띔했다.
실제로 티켓 예매만 성공해도 행복해 하는 팬들이 수두룩하다. 지난 1월말 콘서트 인터넷 예매가 시작되자마자 접속자가 몰리면서 서버가 다운됐고, 순식간에 매진됐다. 이에 앞서 지난해 콘서트 때는 예매에 실패한 팬 2000여명이 비가 오는 가운데서도 체조경기장 바깥에 설치된 중계TV를 지켜보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무대·영상·퍼포먼스 연출 요인도 있다. 엑소 멤버는 다른 아이돌 그룹 멤버 수보다 월등히 많은 10명. 개별 멤버들이 종횡무진 뛰어다니게 되면 체조경기장 넓은 무대를 모두 커버 가능하다. 또 와이어·이동차 등 다양한 무대 장비와 LED 영상을 활용하는 덕분에 시야가 완전히 차단된 좌석이 많지 않다.
동일가격 원칙은 무엇보다 팬덤 주축인 10대 청소년들의 구매력을 고려한 것
[이기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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