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김진선 기자] 그로데스크한 분위기에 컬트적인 느낌을 가미한 이번 작품을 통해 ‘마마 돈 크라이’ 만의 색을 찾았다. 뮤지컬 ‘마마 돈 크라이’(이하 ‘마돈크’)는 평범하지 않은 천재 교수 프로페서V가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떠나 매력적인 뱀파이어를 만나며 변모하는 내용을 담는다. 2010년 초연, 2013년 재연된 데 이어 3년 만에 관객들을 만났다. 다시 무대를 찾을 수록 드라마적인 부분과 인물에 대한 스토리, 넘버를 보강해 ‘마돈크’만이 색을 굳혔다.
극의 시작은 노벨 물리학상을 받는 것을 거부한 프로페서V의 고백이다. 그는 무성한 소문에 감춰진 자신을 취재하러 온 기자에게 자신의 어릴 적부터 현재까지의 이야기를 털어놓는다.
뛰어난 두뇌를 지닌 천재, 프로페서V는 메텔과 닮은 여성에게 한 눈에 반하게 되지만, 쉽사리 가까워지지 못할 뿐 아니라 최연소 교수가 되지만 부족한 사회성으로, 특이한 사람으로 치부된다. 프로페서V는 결국 자신의 사랑과 어머니를 울게 하지 않는다는 꿈을 이루고자 타임머신을 타고 시간여행을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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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들의 호연이 한 몫 했다. 송용진은 프로페서V의 어릴 적부터 현재의 간극을 능청스러움과 익살, 울먹거리는 표정으로 채운다. “공부가 어려워요? 왜요? 그냥 보면 외어지는데”라는 대사나, 빨간 망토를 두르고 무대 위를 뛰어다니는 모습은 마냥 어린이 같다. 어린아이 같은 목소리를 내면서 발을 동동 구르다 이내 영생을 사는 묘한 프로페서V가 돼 마치 1인 다(多)역을 보는 듯하다.
이충주는극 중 많은 말을 내뱉지는 않고, 이미지적인 부분을 강조해야 하는 뱀파이어를 살벌하게 표현했다. 그는 뱀파이어와 높은 싱크로율을 낼 뿐 아니라, 웅장한 보이스로 극의 긴장을 높였다.
‘마돈크’의 매력은 중독성 넘치는 넘버다. 프로세서V와 뱀파이어의 심경이 고스란히 녹아있을 뿐 아니라, 극의 재미를 배가시킨다. “마마 돈 크라이. 아임 어 굿보이”라고 부르짖는 장면은 밝지만 애처로움이 묻어나고, 시간여행을 떠나며 부르는 넘버는 ‘은하철도 999’를 떠올려 관객들의 웃음을 자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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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마돈크’는 명(明)과 암(暗)의 균형을 적절히 잡았다. 밝은 프로페서V와 그로데스크한 뱀파이어와 만나며 자칫 어두워질 수도 있지만, 능청스러운 대사와 애절한 로맨스 등의 장면으로 마냥 어둡지 않은 밸런스를 맞췄다. 뿐만 아니라 8인 8색 배우들은 각기 다른 밝음과 어둠을 표현한다. 다른 배우들과 호흡을 맞출 때마다 달라지는 극의 명도는 ‘마돈크’의 가장 큰 묘미다.
한편 뮤지컬 ‘마마 돈 크라이’는 오는 5월31일까지 서울 대학로 쁘띠첼 씨어터에서 공연된다. 프로페서V는 송용진, 허규, 김호영, 서경수가 맡았으며, 뱀파이어는 고영빈, 이충주, 박영수, 이동하가 맡았다.
김진선 기자 amabile1441@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