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김진선 기자] “뱀파이어처럼 영원히 살면 정말 좋을 것 같기는 하다. 노래를 막 40년, 50년 씩 연습할 수 있고, 춤도 수 백 년은 출수 있을 것 같다. 연기도 엄청 연습하면 더 잘할 수 있지 않을까.”
뮤지컬 배우 이충주는 뮤지컬 ‘마마 돈 크라이’의 뱀파이어처럼 영원히 살 수 있다면 무엇을 하고 싶으냐는 물음에 “영원히 산다면요?”라고 되물으며 고민하는 모습을 보이다가, 노래, 춤, 연기를 실컷 연습하고 싶다고 답했다. 그의 머릿속에는 연습과 무대, 작품에 대한 애정으로 꽉 차 있었다.
“뱀파이어 역할, 내가 확신을 갖고 임한다”
↑ 사진=페이지원,알앤디웍스/ 디자인= 이주영 |
이충주는 인터뷰를 진행할수록 ‘정말 뱀파이어 역을 맡은 그 배우 맞아?’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순수한 느낌이었지만, ‘역할은 배우에게서 나온다’는 말이 있듯 이충주의 눈빛은 강렬했고, 묘한 느낌이 묻어났다. 뱀파이어가 가진 매력적인 요소 뿐 아니라, 누군가를 홀릴 듯한 아우라가 짙게 풍겼다.
“내가 맡은 뱀파이어라는 역할이, 최고 멋있고 치명적인 캐릭터 아닌가. 내가 나를 못 믿으면 관객들도 못 믿을 것 같은 생각이 들더라. 내가 확신을 가지고 내 매력을 표현하려고 했다. 누가 ‘어떻게 보겠다’는 의견은 생각하지 않는다”
그의 확신에 찬 표현법 때문인지, 뱀파이어는 더 없이 매력적이게 그려진다. 새빨간 힐을 신고 무대를 나올 때 역시, 여장을 하지 않아도 이질적이지 않다.
이충주는 힐에 대해 “처음에는 힐을 신는 것이 너무 힘들었다. 하지만 돌이켜 보니 힐이 힘든 게 아니라, 한 번도 안 신어 본 것이기에 낯설고 어색한 것이더라. 힐을 신으면 몸이 굳고 자유롭지 못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때문에 이충주는 연습실에서 하루 종일 힐을 신고 익숙해지려고 노력했고, 요즘에는 장면 자체를 즐기게 됐다. 그는 “사실 넘어질까, 무섭긴 하다. 근데 여자들은 어떻게 신고 뛰어다니는지 신기”라고 말하고 웃어 보였다.
특히 이충주는 눈빛도 묘한 분위기를 풍겨내지만, 그의 입꼬리는 미소를 짓고 있는 듯한 느낌을 풍긴다. 이에 대해 이충주는 “‘마돈크’를 하면서 입꼬리에 대한 얘기를 많이 듣는다. 포스터만 공개됐을 때도 모두 나인 줄 알아봤을 정도”라고 말하며 쑥스럽다는 듯 웃었다.
이충주의 뱀파이어는 ‘초특급 다크’
↑ 사진=페이지원,알앤디웍스 |
이충주는 이에 대해 “연출이 그러더라. 나는 다른 뱀파이어와 다르게 살기가 있고 다크가 있다고. 사무라이 같은?”이라고 말하며 웃더니, “나만의 뱀파이어를 표현하기 위해 좀 더 표독스럽게 하려고 생각했다. 다행히 반응은 좋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때문에 이충주는 극 중 흰 옷을 입지 않는다. 그는 “현대로 돌아왔을 때 나만 유일하게 흰색 옷을 입지 않는다. ‘초특급 다크’를 나타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극 중 뱀파이어는 각자의 개성을 드러내기 위해 모두 다른 의상을 입는 다는 설명이다.
“아담과 에릭이 생각나지 않는다는 말이 좋다”
이충주는 ‘브로드웨이 42번가’ ‘더 데빌’ ‘셜록홈즈:엔더스가의 비밀’(이하 ‘셜록홈즈’)에 출연하며 관객들에게 자신의 이미지를 확고하게 굳히고 있다. 특히 그는 ‘셜록홈즈’에서 아담과 에릭, 1인2역을 맡으며 연기와 가창력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그는 “요즘에는 ‘셜록홈즈:엔더스가의 비밀’의 아담과 에릭이 떠오르지 않는다는 말이 제일 듣기 좋다”고 말했다. 굉장히 애착을 가진 작품이지만, 최근에는 자신에게서 뱀파이어와 같은 살벌하고 차가운 분위기가 풍긴다는 말을 들으면 기분이 좋다는 것이다.
이충주는 “극 속의 사악함과 표독스러움, 또 젠틀한 모습, 모두 내 안에서 나오는 것”이라며, “전 작품의 인물이 생각 안 난다는 말을 들으면, ‘잘 벗어나고 잘 입었구나’라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그는 “어떤 작품 역할에 임하는 과정이 힘든 것보다, 역할을 잘 표현하지 못하거나, 깊게 빠져 들어가지 못 할 때 더 힘들다”고 설명했다.
“‘마돈크’처럼 클래식한 성악 목소리를 낸 작품은 없어”
↑ 사진=페이지원,알앤디웍스 |
이에 대해 이충주는 “이번 작품은 성악으로 풀어낼 수 있는 부분이 많았다. ‘셜록홈즈’에서 아담과 에릭을 표현하기 위해 창법을 바꾸기는 했지만, 노래가 드라마였기 때문에 소리로 풀어내야겠다는 생각이 있었지만 ‘마돈크’처럼 클래식한 성악 목소리를 내뱉은 작품은 없다”고 말했다.
“나도 묻고 싶다. ‘마돈크’의 매력은 뭘까?”
이충주는 최근 연극 ‘데스트랩’을 연습 중이다. 그는 “인간의 내면과 이중성을 다루는 것이 재밌더라”며 “몇 년 전에 ‘쉬어매드니스’에서 단역으로 출연한 적 있는데, 주연으로는 첫 번째 연극”이라고 말하며 미소 지었다.
그는 “캐릭터마다 다르겠지만 뮤지컬은 감정이 격할 때 노래로 표현 연극은 대사와 연기로 모든 것을 표출하지 않는가”라며 연극에 대해 애착을 보이기도 했다.
특히 이충주는 ‘마돈크’의 매력에 대해 묻는 말에 “나도 묻고 싶다. 어떤 점이 좋은가”라고 되묻더니, “마니아가 아닌 분들이 봐도 친절한 작품이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이충주는 “몇 년이 되건 해보자는 생각이다. 배우로서 각인 되고 싶고, 이충주라는 이름을 믿고 작품을 볼 수 있을 정도가 되고 싶다”고 다부진 각오를 내보였다.
김진선 기자 amabile1441@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디자인=이주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