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김진선 기자] 민준호는 극단 공연배달서비스 간다의 대표이자, 연극 ‘나와 할아버지’ ‘뜨거운 여름’ 뮤지컬 ‘바람직한 청소년’ ‘거울공주 평강이야기’ 등 다수 작품의 연출가다. 민준호 연출은 작년 10주년을 맞은 극단 ‘간다’(簡多)에 대해 “극단 모토가 무대에서만 할 수 있는 다양한 공연을 만들자는 것”이라며 간략하면서도 미니멀해 어디든 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민 연출은 특히 ‘간다’ 배우들에 대한 물음에 “딱 나누기 쉽지 않다. 단원제 극단이 아니기 때문에, 같이 작품을 할 뿐이지, 누가 극단 단원이고 아니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하며 따뜻한 미소를 지었다. 대학로 배우들이 극단 ‘간다’와 민 연출에 대해 훈훈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이는 이유를, 인터뷰를 통해 알 수 있었다.
“‘간다’ 원년 멤버, 그리고 작품에 출연한 배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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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자인=이주영 |
그는 “재작년을 기준으로 그 전부터 있었던 원년멤버 진선규, 김지현, 박민정, 정연, 정선아, 조현식,이희준, 김민재가 7년 동안 이끌어 오다가 다른 배우들도 호흡을 맞추게 됐다”며 “두 번 이상 같이하면 간다 식구”라고 정리했다.
민 연출은 열린 마음이다. 극단 이라는 소속감으로 배우들을 가두려고 하지도 않았고, 어떤 배우와 작품을 하면서 관계를 만들려고 하지도 않았다. 덕분에 배우들은 자유롭게 작품에 빠져들 수 있고, 오히려 간다 극단 배우이고 싶어한다.
“극단 ‘간다’ 작품, 창작을 하는 것이 우리의 의미”
‘간다’ 작품은 ‘간다스럽다’는 수식어가 붙을 정도로 독특하면서도 남다른 정감이 녹아있다. 민 연출은 이에 대해 “다른 작품을 만들어야 겠다는 생각”이라며 “무대에서만 할 수 있는 작품을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유명한 번역극으로 작품을 만든다고 생각하는 분은 우리와 맞지 않다. 하더라도 다르게 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때문에 간다에서 올린 ‘올모스트 메인’도 여타 작품과 차별성이 있을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 민 연출의 설명이다. 그는 “창작을 하는 것이 우리의 의미라 생각이자 할 일”이라며 “외부 작품을 하는 것보다 새로운 작품을 하는 것이 간다의 의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창작하지 않으면 작품을 굳이 작품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민 연출은 “간다는 창작집단”이라며 “트렌디한 것을 신경 쓰지 않고, 작품마다 다르게 만들려고 한다. 비슷한 것을 두 번 할 이유는 없고, 이야기보다 양식을 추구하려고 한다. 리얼리즘, 다른 집단에서 안 하는 것 몸집, 소재, 소품으로 극을 이끈다거나 하는 독특함을 추구한다”고 덧붙였다.
때문에 민 연출은 춤이나, 움직임이 많이 들어간 무대에서만 할 수 있는 작품이 설렌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나라 공연이 다 비슷하고 단순하다. 로맨틱이라거나 다른 사람들이 보기 힘든 옛날 것을 하거나 말이다”라며 “관객에게 작품을 보게 만들고 싶은 희망을 전하려 한다. 보면 중독이 될 수 있고, 영화와 다른 감동을 주는 구나,라는 마음이 들 수 있게 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고 설명했다.
“극단 ‘간다’는 멋을 부리지 않고 몸으로 시작한 극단이다. 수익은 배우들 식비로 쓰고 또 그만큼 고생을 시킨다. 무대에서만 할 수 있는 공연을 추구하기 때문에, 배우들도 무대에서 ‘진짜’로 하게 만든다. 자기 쇼가 아닌, 같이 하고 어우러짐의 멋이 있는 공연, 화학적인 반응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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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문에 ‘간다’ 작품은 자신의 쇼가 아닌, 상대방과 주고 받는 본능을 가진 배우들이 오래 출연하게 된다. 배우 본인의 재주를 버리고, 상황과 드라마를 위한 것만 남기고 무대에 오른다.
민 연출은 이에 대해 “배우 본연의 더 멋있는 부분을 보고 싶은 팬들은 떠나기도 하지만, 그들을 위한 공연은 더 이상 하지 않을 생각”이라며 “공연을 사랑하게 만들어야지 특정 배우를 잘 보이게 하기 위해 공연을 바꿀 수는 없다”고 소신을 밝혔다.
“공연을 만드는 것이 매력적, 포장은 관심 없어”
민 연출은 “내가 공연상주극단 간다가 아니냐고 한 적 있다”고 말하며 웃었다. 그는 서울에서 좋은 작품으로 평가받은 작품이 지방에서도 공연되는 것을 바라고 있기에, 배달을 좋아한다.
때문에 ‘거울공주 평강이야기’ ‘나와 할아버지’ ‘유도소년’ 등의 작품도 이동이 쉽게 만들어졌다. 민 연출은 “‘뜨거운 여름’은 아니지만 보통 작품들이 트럭 두 대 정도면 이동이 가능하다. 조명도 필요 없는 작품을 다시 하는 것이 로망”이라고 마음을 터놓았다.
민 연출은 “앞으로 간다 작품은 서울지사와 배달을 하는 작품이 있지 않을까. 나는 서울에서 에서 멋진 연출로 남을 생각도 없다. 외부 작품을 잘 만드는 연출이 될 필요가 없고, 내 목표도 아니다”라며 “공연을 만드는 것에 매력을 느끼지 남들이 만들어놓은 작품을 포장하는 것에는 관심이 없다”고 설명했다.
특히 민 연출은 간다를 더 살찌우고 싶은 생각이 없다고 털어놨다. 그는 “간다는 겸손한 극단이다. 화려하지 않은, 심적으로 충만한 곳”이라고 설명하며 “합리적인 욕심이 오히려 합리적이지 않더라. 간다 만큼은 손해 보더라도 무언가는 잃지 않도록 하는 극단이 될 것”이라고 꾹꾹 눌러 말했다.
‘간다’라는 이름으로 작품 뿐 아니라 출연 배우들에 대한 신뢰가 생길 수 있는 데에는 민준호 연출의 소신과 뚝심이 작품에 녹아있었기 때문이다. 민 연출은 “팬덤이 생긴 대학로지만, 한 배우가 아닌 작품이 모든 배우가 빛날 수 있는 작품, 한 방향으로 쏠리고 있는 대학로에 역행할 수 있는 극단이 간다”라며 “우리라도 역행할 수 있다는 것이 자부심 아닌가”라고 덧붙이며 허허 웃어보였다.
김진선 기자 amabile1441@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디자인=이주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