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김진선 기자] 뮤지컬 ‘유린타운’은 ‘주인공이 행복하게 살았다’라는 틀에 박힌 해피엔딩의 편견을 과감하게 내팽겨 쳤다. 한 발자국 떼서 보면 지극히 원초적이고 현실적이라 슬프지만, 마냥 작품을 즐기기에는 웃음을 자극하는 특이한 색을 지닌 작품이다.
특히 리틀 샌디(최서연 분)와 록스탁순경(김대종 분)은 극 속에서 감초역할을 하다가 극의 중간 중간 무대 앞으로 나와 “아니 뮤지컬이 왜 이래요?” “뮤지컬은 한 가지 내용만 담아야지 많은 내용을 담으면 관객들이 어려워한다” “1막 끝에는 모두가 나와 춤과 노래를 부를 거야” “이 뮤지컬은 해피엔딩이 아니야” 라는 등의 작품 해설과 스포일러를 과감하게 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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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신시컴퍼니 |
‘유린타운’은 오줌마을이라는 뜻이다. 공중화장실 앞에 삼삼오오 모인 시민들은 화장실이 급한 듯 몸을 움츠리고 있지만, 한 손으로는 동전을 세며 전전긍긍한다. 유료 화장실인 공중화장실은 혈육이라고 봐주는 법도 없으며, 법을 위반할 시 유린타운으로 잡혀가게 돼 있다.
바비스트롱(김승대·정욱진 분/이하 바비)은 페니 와이즈(최정원 분/이하 페니)와 변기 관리자로 함께 일하지만, 돈이 부족해 화장실을 가지 못하는 아버지를 지키지 못한다. 결국 아버지를 유린타운에 보내고 만 바비스트롱은 죄책감에 시달리다가, 야밤에 만난 호프 클로드웰(아이비 분/이하 호프)과 사랑에 빠지게 된다.
바비는 자신의 꿈과 희망 등, 자신의 가슴이 말하는 호프의 말을 듣고 이를 행하려고 마음먹는다. 그는 유로 공중화장실을 무료로 바꾸고, 시민들과 마음을 모아 혁명을 일으킨다. 그 과정에서 호프를 납치하게 되고 호프의 아버지이자 쾌변주식회사 회장인 콜드웰(성기윤 분)은 합의를 보자고 제안을 하고, 호프와 페니와의 숨겨진 과거도 밝혀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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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신시컴퍼니 |
특히 “만약에 법이 틀린 것이라면, 이 모든 것들이 틀린 것이라면요?”라고 시작하는 바비의 혁명의 결말은 아무것도 바꾸지 못한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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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신시컴퍼니 |
‘유린타운’은 ‘해피엔딩’ ‘혁명’ ‘사랑’ ‘자유’ 등의 단어를 다양한 시각에서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 한다. 과연 누구를 위한 해피엔딩인가, 혁명으로 정말 행복한 것을 손에 넣을 수 있을까, 진짜 자유가 마냥 좋은 것일까, 등에 대해 곱씹을 수 있으며, 이 같은 웃기고도 슬픈 현실을 ‘오줌’이라는 원초적인 소재를 통해 극의 재미를 살린 셈이다.
한편 ‘유린타운’은 오는 8월2일까지 홍익대대학로아트센터에서 공연되며 성기윤, 최정원, 아이비, 정욱진, 김승대, 이경미, 김대종 등이 출연한다.
김진선 기자 amabile1441@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