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금빛나 기자] 뮤지컬 무대라는 거대한 체스 판 위에 뮤지컬 배우를 목표로 하는 네 명의 아이돌 스타가 올라섰다. 투에이엠(2AM) 조권, 샤이니 키, 비원에이포(B1A4) 신우, 빅스 켄이 그 주인공이다. “‘체스’는 저에게 있어서 큰 도전이었다”라고 말하는 조권과 키도, “처음 무대에 올라 긴장된다”고 말하는 신우와 켄에게도 뮤지컬 ‘체스’는 만만하지 않았다.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진행된 뮤지컬 ‘체스’ 프레스콜이 진행됐다. 1막 전막시연 및 기자간담회로 꾸며진 이날 프레스콜에는 ‘체스’ 무대에 오르는 모든 배우들이 출연해 각 캐스팅마다 다른 매력을 드러냈다.
‘체스’는 사회주의진영으로 대표되는 러시아와 자본주의진영으로 대표되는 미국이 팽팽한 대립했던 냉전시대, 미국 챔피언 프레디와 러시아 챔피언 아나톨리가 펼치는 체스 게임을 통해 긴장감 넘치는 정치적·개인적 대립을 다루는 작품이다. 세계적인 거장 팀 라이스와 밴드 아바(ABBA)가 의기투합하면서 눈길을 끌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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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정일구 기자 |
재미있는 것은 유독 ‘체스’에 MBC 예능프로그램 ‘일밤-복면가왕’(이하 ‘복면가왕’)에 출연한 가수들이 많다는 것이다. 조권은 ‘복면가왕’이 파일럿일 당시 ‘꾀꼬리 같은 파랑새’로, 그리고 이건명과 켄은 각각 ‘이리와 함게 춤을’ ‘파송송 계란탁’으로 출연하면서 색다른 매력을 보여 왔다. ‘복면가왕’을 통해 편견을 넘었던 이들이지만, 정작 이들이 출연하는 ‘체스’는 일명 ‘아이돌 다중 캐스팅’으로 대중에게 편견 아닌 편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모든 것이 감시되는 러시아 체제 속 자유를 잃은 체스 챔피언 아나톨리 역에는 과거 뮤지컬 출연 경험이 있는 조권과 키, 그리고 ‘체스’로 첫 데뷔를 하는 신우, 켄이 연기한다. 조권과 키, 신우, 켄은 모두 아이돌 스타인데, 모두 전에 보여주었던 이미지와 전혀 다른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완전히 새로운 모습을 보여준다.
‘깝권’이라는 별명으로 사랑을 받았던 조권은 ‘체스’를 통해 이미지 변신을 하게 된다. ‘체스’ 무대에 오른 이유에 대해 조권은 “‘체스’는 내게 있어 굉장한 도전이었다. 대중에게 비춰져 있는 ‘조권’에 대한 이미지 틀에 갇혀 있는 배우가 되고 싶지 않았다. 조권은 자신에게 잘 어울리는 역할만 한다는 편견에서 벗어나고 싶었고, 그래서 캐릭터 분석에 특히 고민을 많이 했다. 아나톨리 역할의 연령대나 감성들이나 겪었던 일들을 어떻게 해야하나가 가장 큰 고민이었다. 저 뿐만이 아니라 저희 4명 모두 캐릭터 분석을 많이 했다. 그 부분에 대해 참조해주셨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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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정일구 기자 |
또 다른 뮤지컬 유경험자 키 역시 ‘체스’ 무대가 떨리는 것은 조권과 같았다. “샤이니 앨범 활동과 ‘체스’ 연습이 겹쳐서 참석을 많이 하지 못했다. 다른 친구들에게 피해를 준 것 같아서 죄송한데, 동료들 뿐 아니라 선배들 모두 개인적으로 다 맞춰주시고 격려해 주셔서 무척 감사했다”며 “샤이니 활동과 겹칠 거라는 것을 예상했음에도 ‘체스’를 선택한 이유는 이때까지 보여줄 수 없던 캐릭터를 보여줄 수 있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도전의식이 생겨서 하게 됐지만 너무 어려웠다. 하지만 분명 이를 통해 성장할 것을 알기 때문에 열심히 임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제 막 뮤지컬 무대에 데뷔하는 신우는 작품 선택의 이유에 대해 “개인적으로 뮤지컬을 정말 좋아한다. 늘 해보고 싶었지만, 아직은 때가 아닌 것 같아서 늘 준비해 왔었다. 그러던 중 타이밍 좋게 ‘체스’의 캐스팅 제안이 왔다. 연기를 하면서 어려운 부분이 많았는데 선배님께서 채워주신 것 같다”고 말했으며, 켄 역시 “얼마 전 뮤지컬 첫 공연을 마쳤는데 굉장히 떨렸다. 첫 공연 때는 틀리지 말아야겠다 생각했고, 생각보다 주변에서 칭찬을 많이 해 주시고 격려해 주셔서 무사히 마친 것 같다. 두 번째 공연부터는 나의 무대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잘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키와 권이형은 격려를 많이 해 줬다”고 떨리는 소감을 전했다.
네 명의 서로 다른 아나톨리도 흥미롭지만, 오만하면서도 천재적인 미국의 챔피언 프레디의 연기를 보는 재미 또한 쏠쏠하다. 이건명과 신성우가 연기하는 두 명의 프레디의 이미지가 너무나 다르기 때문이다. 이건명의 경우 오만하면서도 여유로운 프레디라면 신성우에 경우 여기에 불량함이 가미되면서 ‘동네 잘 노는 오빠’와 같은 프레디로 변신했다.
‘체스’가 공연되는 기간은 고작 한 달 남짓. ‘체스’는 그 기간 동안 이들은 아이돌 다중캐스팅의 편견을 넘을 수 있을까. ‘체스’는 오는 7월19일까지 세종문화회관에서 공연된다.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