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금빛나 기자] 2015년 뮤지컬계는 창작뮤지컬의 활약이 돋보이는 한 해였다. 2015년 한 해 동안 쏟아져 나오는 약 80여개의 작품 속 과반수가 창작뮤지컬이었으며, 이중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뮤지컬 ‘영웅’을 비롯해 1000석 이상의 대극장 뮤지컬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창작뮤지컬의 미래가 더욱 고무적인 것은 ‘영웅’ ‘명성황후’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와 같은 재연작 뿐 아니라 서울예술단이 제작한 ‘신과 함께-저승편’ 신시컴퍼니의 ‘아리랑’ 뮤지컬 제자사 베터리즘의 ‘한 여름 밤을 꿈’과 같은 초연작들이 줄지어서 관객들과 만나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서 끝나지 않고 공연제작사 EMK뮤지컬컴퍼니의 첫 대형 창작뮤지컬 ‘마타하리’와 가수 서태지의 음악으로 만드는 창작 뮤지컬 ‘페스트’가 2016년 개막을 목표로 뮤지컬 제작에 들어가면서 더욱 풍성한 창작뮤지컬 라인업을 예고하고 있다.
이 같은 대형 창작뮤지컬의 활약은 2015년 상반기보다 하반기 더욱 활발하게 무대 위에 오르고 있다. 2015년 8월부터 2016년 상반기 초까지, 무대 위로 오르는 대형 창작 뮤지컬의 특징을 알아보았다.
◇ 3년을 기다린 뮤지컬 ‘아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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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신시컴퍼니 |
2015년 뮤지컬 시장의 가장 큰 기대작 중 하나였던 ‘아리랑’은 조정래 작가의 대하소설 ‘아리랑’을 원작으로 하는 창작뮤지컬이다. 12권짜리 장편소설을 2시간40분 남짓한 뮤지컬 무대로 옮긴 ‘아리랑’은 제작기간만 3년, 제작비 50억 원이 들어간 대규모프로젝트이기도 했다.
권의 소설 중에서도 감골댁의 가족사를 중심으로 풀어나간 ‘아리랑’은 연극 ‘푸르른 날에’ 창극 ‘변강쇠 점 찍고 옹녀’ 등 공연계에서 제일 핫한 연출가 고선웅이 연출을 맡았다. 원작에서 주는 스토리의 힘과, 간결하면서도 강렬한 고 연출의 연출, 웅장한 넘버들과, 서범석, 안재욱, 김우형, 카이, 김성녀, 윤공주, 임혜영, 이소연, 이창희, 김병희 등 내로라하는 배우들이 열연을 펼치며 관객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9월5일까지 LG아트센터
◇ 4년 만에 다시 돌아온 대한민국 대표 뮤지컬 ‘명성황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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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에이콤인터내셔날 |
1995년 12월30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초연을 올린 ‘명성황후’가 2015년 20주년을 기념해 다시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 올랐다. 20년 전 무려 12억 원의 제작비를 들여 만들어진 ‘명성황후’는 창작 뮤지컬의 대형화·브랜드화를 이끌었다는 평을 듣고 있는 작품이다.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공연돼 뉴욕 타임스를 비롯한 미국 언론의 극찬을 받으며, ‘해외 마케팅’의 새 장을 열었다는 평가를 얻을 정도로 명성도 높다.
전국공연을 펼치다 4년 만에 서울 공연을 올리게 된 ‘명성황후’는 한층 업그레이드 된 모습으로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다시 돌아온 ‘명성황후’는 영상적인 부분과 무대 장치와 같은 시각적인 효과 뿐 아니라, 새로운 넘버를 추가하고 오스트레일리아 출신의 편곡자 피터 케이시와 협업을 하는 등 전반적인 부분을 다듬었다. 김소현, 신영숙, 김준현, 박송권, 테이이 열연을 펼치며, 9월10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된다.
◇ 동서양 고전의 만남, 뮤지컬 ‘한여름밤을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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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1일 초연무대를 올리는 뮤지컬 ‘한여름밤을꿈’은 셰익스피어의 소설 ‘한여름 밤의 꿈’과 우리나라 고전 ‘장화홍련전’을 버무린, 이른바 ‘조선브로드웨이 뮤지컬’을 표방하는 작품이다.
동서양의 고전이 한 작품에서 만난 이 뮤지컬은 한여름 밤 숲속 귀신들과 인간들의 사랑 이야기를 주로 하며, 여기에 개화기 대한제국 명성황후의 명으로 고종 황제의 은혼식에서 상영될 영화 ‘장화홍련전’의 촬영 해프닝을 곁들인다.
뮤지컬 배우 최수형, 정상윤, 오광록, 정의갑, 초아(크레용팝) 등의 캐스팅으로도 관심을 모으고 있는 ‘한여름밤을꿈’은 공연이 시작도 되기 전부터 중국과 일본으로부터 러브콜을 받으면서 작품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는 상황이다. 8월21일부터 11월1일까지 대학로 뮤지컬센터 대극장에서 공연.
◇ 명성황후의 재해석, 뮤지컬 ‘잃어버린 얼굴 1895’
뮤지컬 ‘명성황후’와는 또 다른 시각으로 명성황후 재해석하면서 호평을 받았던 가무극 ‘잃어버린 얼굴 1895’(이하 ‘잃어버린 얼굴’)이 재연무대에 오른다.
‘잃어버린 얼굴’은 일제강점기의 낡은 천진사진관을 배경으로 한다. 사진 한 장남아 있지 않은 명성황후의 얼굴을 찾아 가면서, 봉건의 환경을 뚫고 근대의 주체가 돼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찾고자 했던 명성황후의 여정을 클래식과 현대음악, 굿, 판소리 등으로 어우러진 넘버와 화려한 무대 연출, 그리고 배우들의 열연으로 그려낸다.
명성황후에는 차지연, 민역익 역에 조풍래, 휘 역에 정원영, 고훈정, 고종 역에 박영수 등이 출연을 확정했다. 8월29일부터 9월10일까지 예술의전당 CJ 토월극장에서 공연된다.
◇ 백재의 건국을 노래한 뮤지컬 ‘온조’
앞서 소개됐던 창작뮤지컬들의 시대배경이 고종과 명성황후가 통치하던 조선말에서부터 일제강점기 사이였다면 뮤지컬 ‘온조’는 그보다 더 과거인 백제 건국신화를 중심 내용으로 한다.
고구려 태조 주몽의 셋째 아들 온조가 형 비류와의 운명적 대립을 이겨내고 백제를 건국한다는 큰 줄거리에 한 여인과의 사랑, 조화와 상생에 대한 온조의 열망 등을 녹여낸 작품이다. 2014년 공연 당시 록발라드 선율과 전통 악기의 만남, 태권도 퍼포먼스를 가미한 역동적인 안무로 눈길을 끌었다.
2015년 ‘온조’는 지난 6월 오디션을 마쳤으며 현재 연습에 한창이다. 오는 10월 올림픽공원 우리금융아트홀에서 공연될 예정이다.
◇ 다시 돌아온 괴물 뮤지컬 ‘프랑켄슈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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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17일부터 7월1일까지 공연포털사이트인 플레이디비가 회원 193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하반기 뮤지컬 최대기대작’ 1위로 꼽힌 작품이 바로 ‘프랑켄슈타인’(17.2%)이었다. 작년 상반기 뮤지컬 최고 기대작을 묻는 설문조사에서도 1위를 차지했던 ‘프랑켄슈타인’은 3월 초연 당시 ‘제8회 더뮤지컬어워즈’에서 ‘올해의 뮤지컬’과 ‘올해의 창작뮤지컬’을 비롯해 9관왕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유준상, 류정한, 박은태, 한지상, 등 화려한 캐스팅과 주옥같은 넘버 등으로 인기를 끈 ‘프랑켄슈타인’은 누적 관객 수 8만 명 이상, 평균 객석점유율 95% 달성하는 기록을 달성하기도 했다. ‘프랑켄슈타인’의 제작사 충무아트홀은 작품의 인기에 힘입어 뮤지컬로 ‘벤허’ 역시 제작 중에 있다. ‘프랑켄슈타인’은 오는 11월 충무아트홀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 마니아 뮤지컬의 시초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2000년 연강홀(현 두산아트센터)에서 초연무대에 오른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하 ‘베르테르’)은 비극적인 사랑에 고뇌하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청년의 이야기를 다룬 독일 문호 괴테의 동명 소설을 뮤지컬로 옮긴 작품이다.
초반 대중적인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아름다우면서도 서정적인 음악과 안타까운 러브스토리로 입소문을 타며 마니아층을 형성해 나갔다. 뮤지컬 최초로 팬 카페인 ‘베사모’(베르테르를 사랑하는 모임)가 결성된 ‘베르테르’는 팬들의 지지에 매해 공연을 올렸으며, 2003년 공연 때는 제작비 마련에 고심하던 제작사를 대신해서 팬들의 자발적인 모금이 이뤄지기도 했다.
연출이 바뀜에 따라 매번 달라지는 해석을 보여주었던 ‘베르테르’는 2015년 12월 다시 팬들과 만날 준비를 하고 있다. 2012년 2월 출연배우 오디션을 마쳤으며, 오는 10월1일부터 본격적인 연습에 돌입한다. 12월초 예술의 전당 CJ토월극장에서 공연된다.
◇ 뮤지컬의 세계화를 꿈꾸다 ‘마타하리’ ‘페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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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창작 뮤지컬 대부분이 한국적인 색채가 강했다면, 2016년 공연될 예정인 ‘마타하리’와 ‘페스트’는 이와 정반대의 색체를 보여줄 예정이다.
먼저 ‘모차르트!’ ‘엘리자벳’ ‘레베카’ 등의 뮤지컬로 뮤지컬 팬들의 사랑을 받은 공연제작사 EMK뮤지컬컴퍼니가 첫 도전하는 창작뮤지컬 ‘마타하리’는 제 1차 세계대전 중 이중 스파이 혐의로 프랑스에서 총살당한 아름다운 무희 마타하리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국내 시장뿐 아니라, 해외 시장에 역수출을 목표로 제작 중인 ‘마타하리’는 제작진부터 라인업이 화려하다. 세계적인 연출가 제프 칼훈이 연출을 맡았으며 ‘지킬 앤 하이드’의 프랭크 와일드혼이 작곡을 잭 머피가 작사를 맡았다. ‘보니 앤 클라이드’ ‘데스노트’의 아이반 멘첼이 대본을 맡았으며 ‘뷰티풀: 더 캐롤 킹 뮤지컬’로 2015 그래미 어워즈에서 베스트 뮤지컬 앨범상을 수상한 제이슨 하울랜드가 편곡에 참여한다.
2015년 무대화를 목표로 진행됐던 ‘마타하리’는 사정에 의해 2016년 3월로 개막일정이 늦춰졌으며, 오는 9월까지 전 배역 오디션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2016년3월25일부터 6월26일까지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에서 공연된다.
서태지 뮤지컬로 더 유명한 ‘페스트’는 노벨 문학상 수상작가인 알베르 카뮈의 소설 ‘페스트’를 원작으로 만들어진 작품이다. 서태지의 음악으로 만들어지는 주크박스 뮤지컬 ‘페스트’는 박칼린이 연출을 맡았으며, 오는 25일과 26일 양일간 1차 오디션를 실시한다. 2016년 7월 LG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