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고 일어났더니 애인(혹은 남편)이 다른 사람이 돼있다면?
듣던중 반가운 상상이라며 손뼉을 치긴 이르다. 20일 개봉하는 ‘뷰티 인사이드’를 보면 시시각각 변하는 사랑을 감당한다는 것은 극한의 인내를 요하는 고행길임을 알게 된다.
가구 디자인하는 남자 우진은 자고 일어나면 매일 다른 모습으로 바뀐다. 이진욱·유연석·박서준 등 꽃미남이 될때도 있지만, 김상호·배성우 같은 아저씨로 변하기도 하고, 가끔은 여자도 된다. 우진을 사랑하게 된 이수는 머리가 아프다. (영화에서) 21번 바뀐 이 남자를 한결같이 사랑하자니 혼란스러움과 설레임이 뒤죽박죽 엉킨다. 이수 역을 맡은 한효주(28)의 심정도 같았다.
“대본 리딩을 매번 다른 (남자)배우랑 했어요. 어색함이 사라질즈음 새 분이 오셨죠. 하하. 낯섦과 설레임이 공존하는 현장은 처음이었어요. 평생 못해볼 경험이에요.”
10일 서울 종로의 한 카페에서 만난 한효주가 말했다. 영화에서 그는 박서준, 김주혁, 이진욱 등 남자 배우 17명과 데이트한다. 가장 마음에 든 ‘우진’은 누구였냐고 묻자 “다 특별하고 소중하다. 어느 한명을 꼽을 수 없다”고.
우진은 “겉모습은 달라도 이게 전부 나”라고 말한다. 영화는 상대의 변화까지 사랑할 수 있냐고 관객에게 묻는다.
“혼란과 갈등이 많죠. 아픔도 있지만 그것을 이겨내면서 지키는 게 사랑인 것 같아요. 이수는 사랑을 지키겠다는 의지가 강해요. 멋진 여자예요.”
이 영화 덕분에 애정관이 변했다. 워커홀릭처럼 일을 하면서 사랑을 받기만했다는 그는 “마음이 넓은 여자가 되고 싶다. 평생 한번쯤은 나를 내던지는 사랑을 해보고 싶다. 헌신하고 희생하는 주는 사랑을 꿈꾸게 됐다”고 했다.
영화는 그의 화보집이라 할 정도다. 맑고 청순한 한효주의 얼굴을 다양한 각도에서 바라볼 수 있다. CF 감독 출신인 백감독(본명 백종열)은 한효주의 최상의 상태를 카메라에 담기 위해 풀샷(전신), 바스트샷(상반신) 등 부위별로 시간을 정해 촬영했다.
“이번 작품이 유독 ‘뽀샤시’하게 나왔어요. 감독님이 비주얼에 예민해서 여배우가 안예쁜걸 못 견뎌요. 감독님한테 누가 되면 안되겠다싶어서 (피부 관리를) 열심히 달렸죠. 이렇게 얼굴에 신경쓰면서 영화찍기는 처음이에요. 하하”
“겁이 날 정도로 연기를
“다르게 보이더라고요. 저도 다양하게 연기하고 싶어요. 우선 캐릭터가 많지 않아서 할 기회가 없으니까, 다양한 시나리오가 많이 생겼으면 좋겠어요.”
[이선희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