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해 감사했던 마음을 담아 보내는 명절 선물들. 매년 샴푸 박스와 햄 박스 앞에서 한숨을 내쉬는 중이라면 이번엔 조금 특별한 선물을 해보는 건 어떨까.
전통, 건강기원 등 의미가 깃든 물건을 만들기 위해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는 사람들의 땀과 노력이 가득한 작업 현장을 <리얼다큐 숨> 카메라가 찾았다. 오늘도 고되고 험난한 작업 현장을 지키는, 명품을 만드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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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죽공예품’ 장인 김막동(85) 씨 대나무 하면 떠오르는 곳은 전라남도 담양이지만 예부터 담양 못지않게 죽물 공예로 유명했던 곳이 바로 전라남도 나주다. 전통문화의 맥을 잇는다는 일념 하나로 7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나주의 ‘전통 죽물 공예’를 이어가고 있는 장인 김막동(85) 씨를 만나본다.
Q. 주로 어떤 죽세공품을 만드시나요?
A담양의 장인들은 대부분 1인당 한 가지 품목의 죽세공품을 만든다. 하지만 나는 쓰임새가 있는 모든 죽세공품을 만들고 있다.
Q. ‘담양 죽세공’과 ‘나주 죽세공’의 차이점은 무엇인가요?
A 담양의 죽세공 대부분은 대나무를 한 번 삶은 뒤 건조시켜서 사용을 한다. 이와 달리 나주 죽세공의 경우 생 대나무를 그대로 사용한다. 대나무가 특별히 젖어있지 않은 이상 삶거나 건조하는 과정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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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대나무 바구니를 만드는 모습을 살짝 설명해주신다면요?
A 가장 먼저 원통의 생 대나무를 반으로 쪼개고, 또 반으로 쪼갠다. 그렇게 반복하다 보면 대략 100가닥의 대나무 줄이 만들어진다. 이렇게 쪼개진 대나무 줄기 중 넓적하게 쪼갠 날대를 뼈대로 삼은 뒤, 그보다 5~20배 정도 얇게 쪼개진 올대에 물을 먹여 지그재그로 휘감아 가며 바구니 모양을 만들어간다.
Q. 작업시기 중 언제가 가장 바쁘신가요?
A추석을 앞둔 요즘이 1년 중 가장 바쁘다. 떡과 전, 한과 등 추석 음식 수납과 인삼과 굴비 등 추석 선물 포장을 위해 석작을 찾는 사람들이 많다. 뿐만 아니라 죽세공품 자체를 추석 선물용으로 찾는 이 또한 적지 않은 편이라 이때쯤 작업량이 상대적으로 늘어난다.
(*석작: 뚜껑이 있는 바구니 형태의 대나무 수납함. 모양에 따라 정사각형은 말석, 직사각형은 석자, 원형은 둥근석이라고 불리며, 1인용 도시락 크기도 존재한다.)
Q. 부부가 합작으로 만들어내는 죽공예품이 있다고 하던데요.
A 아내가 큰 힘이 된다. 결혼한지 60년이 넘었는데, 어깨 너머로 내가 하는 걸 살피더니 14년 전부터 본격적으로 거들기 시작했다. 그래서 아내와 함께 말석, 석자, 도시락, 채반, 걸대 바구니, 쌀통 등 총 20여 가지의 죽공예품을 만들고 있다.
Q. 마지막으로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으신가요.
A공장에서 찍어낸 값싼 중국산 작품과는 도저히 경쟁이 안 되는 상황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전통의 가치를 알아보고, 죽세공품을 찾아줄 단 한 사람을 위해서라도 대나무 엮는 손을 멈출 수 없다. 명절 때뿐 아니라 일상에서도 대나무 공예품이 쓸모가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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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더덕’ 전문 약초꾼 박영호(49) 씨 ‘가을보약’이라 불리는 야생 산더덕을 찾아 산을 헤매는 사람들이 있다. 산더덕 중에서도 온 몸에 붉은 빛을 띤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홍더덕’을 찾아나선 것. 해발 1000m 이상, 경사 60~70도의 가파른 산길을 오르는 경력 30년 이상의 베테랑 약초꾼 박영호 씨와 그 동료들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Q. 더덕의 효능은 무엇인가요?
A <본초강목>에서 이르기를 ‘더덕은 위와 폐를 보하고, 산기를 다스리고 고름과 종기를 없애고 오장의 풍기를 고르게 한다. 또 폐를 맑게 하고 기침과 폐결핵을 다스린다’고 기록되어 있다. 또한 더덕은 항암과 면역 강화 성분인 사포닌이 다량 함유되어 있어 폐와 기관지에 특히 좋은 약초로 알려져 있다. 환절기 호흡기 질환 예방에도 효과적이다.
Q. 그렇다면, 홍더덕의 경우 어떤 효능이 있나요?
A일반 더덕보다 훨씬 진한 향과 맛을 가지고 있는 홍더덕은 영양분이 풍부한 부엽토 지역에서 주로 자생하는데, 땅속 미네랄 성분 등 토양의 영향으로 표면이 붉어진다고 한다. 이처럼 미네랄을 한껏 머금은 홍더덕은 다른 야생 산더덕보다 훨씬 강한 약성을 가지고 있다. 특히 고지대에서 자란 더덕일수록 면역 강화 성분이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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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홍더덕과 일반 더덕 구별법은 무엇인가요?
A직접 캐기 전까지는 일단 더덕과 홍더덕을 구분할 길은 없다.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4개의 잎사귀의 크기가 균등한 일반 더덕과 달리 홍더덕은 잎사귀의 크기가 서로 다른 편이다.
Q. 대물 홍더덕을 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A 대물 홍더덕은 평생 한 번 볼까 말까 할 정도로 귀한 취급을 받는다. 길이는 22cm, 수령이 70년 가까이 된 것을 본 적이 있다. 예상 가격은 100만원 이상이었다.
Q. 홍더덕 활용방법은 무엇인가요?
A환절기로 잃어버린 입맛을 되찾는데 홍더덕을 이용한 요리가 으뜸이다. 홍더덕을 포처럼 얇게 두드려 편 후 계란 물을 묻혀 홍더덕전을 만들어 먹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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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벌의 선물 ‘석청’을 찾는 정대성(42)·김기숙(39) 부부
Q. 석청은 어떻게 찾을 수 있나요?
A 귀한 석청을 만나기 위해서 주로 사람의 흔적이 닿지 않는 산 속을 헤맨다. 하지만 최근 들어 석벌(바위틈에 집을 짓고 사는 벌)의 양이 급격하게 줄어 석청을 구하는 것이 쉽지 않다. 석청을 따기 위해서는 절벽을 타야 하는데, 이때 안전장비는 필수다. 석청의 원 주인인 벌떼들이 공격하기 때문에 외줄 하나에 의지한 채 절벽에서 채취 작업을 이어가야 한다.
Q. 석청이 얼마나 귀한가요?
A 한 번 채취를 나가면 대략 20kg 정도의 양을 얻을 수 있다. 그 중에서도 최상급의 석청은 약 300만원 정도까지 생각할 수 있다.
Q. 석청의 특징은 무엇인가요?
A대표적인 면역력 강화 성분인 프로폴리스가 풍부해 환절기가 되면 찾는 사람이 더욱 많다.
또한 석청은 100% 순수한 야생 꿀로 수년에 거쳐 자라나기 때문에 농도가 아주 진한 것이 특징이다.
Q. 어떻게 섭취하는 것이 좋은가요?
A 갓 채취한 석청을 바로 먹어도 좋지만 체에 거른 후 숙성시켜 먹는 것이 약성은 더 좋다. 천연 발효 식품인 꿀은 숙성이 될수록 항산화 물질이 풍부해져 항암에 효과적이다. 뿐만 아니라 산도가 높아져 몸에 이로운 물질들이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