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금빛나 기자] 김태용 감독의 영화 ‘만추’가 연극으로 재탄생했다.
영화 ‘만추’는 1966년 이만희 감독의 작품으로 대중들에게 알려지면서 한국 영화 사상 최다 리메이크를 배출하며 꾸준한 사랑을 받아온 명작 중에 명작이다. 영상에서 무대로, 장소를 바꿔 첫 선을 보이게 된 ‘만추’는 수많은 리메이크 작 중에서도 김태용 메가폰을 잡고, 배우 현빈과 탕웨이가 연기한 영화 ‘만추’를 원작으로 한다.
13일 오후 서울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1관에서 진행된 연극 ‘만추’의 프레스콜에서 한승원 프로듀서는 작품을 올린 이유에 대해 “영화 ‘만추’를 보면서 이 작품을 연극으로 만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며 “리메이크를 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것이 언어와 캐스팅이었다. 특히 캐스팅의 경우 각 인물들의 진정성을 전해주기 위해 배우들의 연기력을 많이 봤고 연출과 고민 끝에 지금의 배우들을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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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만추’는 많고 많은 리메이크 작품 중 왜 하필이면 김태용 감독의 ‘만추’를 택한 것일까. 한 프로듀서는 “원작이 되는 이만희 감독의 ‘만추’는 현재 유실돼서 볼 수 없는 작품이다. 제작에 앞서 전 원작가인 김지헌 선생님과도 만났고, 많은 영화들을 보며 연구를 했다”며 “김태용 감독의 ‘만추’를 원작으로 한 첫 번째 이유는 동시대 사는 사람들이 느꼈던 쓸쓸함을 잘 표현할 수 있을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으며, 두 번째는 연극 제작의 원소소를 받았던 만큼, 김태용 감독의 ‘만추’만큼 이를 잘 표현할 수 있는 것은 없다고 봤다”고 전했다.
스크린에서 무대로, 장르가 바뀐 ‘만추’는 무엇이 달라졌을까. 이에 대해 ‘만추’의 박소영 연출가는 “‘영화를 뛰어넘겠다’ 보다는 어떻게 연극만의 색깔로 표현할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다”며 “많이 바꿨다고 말하기 어렵지만, 최대한 과거의 모습을 조금은 디테일하게 다루고자 했다. 이를 통해 애나와 훈이 가지고 있는 외로움을 느낄 수 있도록 표현하고자 했다. 최대한 사실적으로 느낄 수 있도록 하면서 애나와 훈의 기다림의 시간을 공유하고 싶었다”고 털어놓았다.
박 연출가는 ‘만추’만의 독특한 무대구조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2층으로 나눠진 무대는 애나와 훈이 처음 만나는 열차를 보여주기도 했고, 이들의 현재와 과거를 분리해 보여주는 역할을 하기도 했다. 이 중에서도 이방인의 느낌을 주고자 선택했다는 철물구조는 ‘만추’의 쓸쓸한 분위기를 극대화하기도 했다. 한 연출가는 “영화 속 애나와 훈은 굉장히 많이 떠돌아 다닌다. 어떻게 하면 이를 무대에서 드러낼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나온 것이 철물 구조”라며 “무대 안에 갇혀있는 느낌을 주고 싶었고, 그래서 최대한 뼈대만 남기는 구조를 생각했던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애나가 중국어를 할 때 나오는 흐릿한 자막은 시정이 필요해 보였다. 이에 대해 한 프로듀서는 “직원들이 다양한 좌석에 앉아서 자막을 체크한다. 불편한 부분은 계속 시정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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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빈이 연기한 훈 역에는 이명행, 박송권이 탕웨이가 연기했던 애나 역에는 김소진, 김지현이 캐스팅됐다.
김소진은 원작에 대한 부담에 대해 “부담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라며 “중국어 대사와 관련해 어색하면 어떻게 하나, 튀어 보이지는 않을까 고민 을많이 했다. 열심히 중국어 공부를 했으며, 중국어 대사 때문에 집중력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노력했다”고 말했다.
‘꽃미남 배우’ 현빈의 역할을 연기하는 것에 처음 부담이 됐다고 고백한 이명행은 “영화보다는 훈의 과거와 훈의 역사를 보여주고자 했다. 훈이 느꼈을 외로움이라든가 혼자 된 느낌을 깊이 가져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기본적으로 쾌활하지만 차가워지고 외로워지는 지점을 표현하고자 노력했다”고 이야기 했다.
이어 “영화에서의 훈과 달리 연극에서 하는 훈의 색깔을 가질 수 있을 것 같다. 그런 생각이 들자 굳이 ‘꽃미남’이 아니어도 훈이 가진 외로움이 표현될 수 있겠다 싶어서 자신감이 붙었다”며 “무엇보다 의상팀과 분장팀이 있기에 든든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만추’는 내달 8일까지 아트원씨어터 1관에서 공연된다.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