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Another view point 227.3×162cm oil on canvas 2015 |
40대 여성 작가 정보영(42)은 바로크 시대 회화에서 영감을 받은 작업을 한다. 서울 일반 고등학교에서 미대 입시를 뒤늦게 준비하고 홍익대에 진학한 그는 바로크 시대 회화에서 볼법한 색의 배합에 신경을 쓴다. 채도를 떨어뜨려 정적인 느낌을 주지만 창문에서 흘러 들어온 자연 빛과 인공 조명들이 빚어내는 화음이 인상적이다.
그가 서울 종로구 이화익갤러리에서 3년만에 개인전 ‘빛, 부재의 서사’전을 연다. 홍익대 대학원 시절 화단에 데뷔한 그의 16번째 개인전이다. 그가 화폭에 담은 공간은 청주의 스페이스몸 미술관이다. 2005년부터 미술관에 직접 책상이나 사다리 등 오브제를 갖다 놓고 사진을 촬영한 뒤 이를 화폭에 정교하게 옮기는 작업을 한다. 사실적이면서도 고전회화의 느낌을 준다. 사진을 회화로 옮기는 이유에 대해 묻자 작가는 “눈으로 보여지는 것보다 사진 작업이 더 드라마틱한 효과를 낸다. 조명도 세심하게 신경을 쓴다”고 밝혔다. 실제로 그 공간에서 스케치를 하고 그림을 그리려면 그 공간에 마음껏 오래 머물러야 하는 데 그러지 못하는 현실적 제약도 사진 촬영의 이유가 된다.
이번 전시에 새롭게 등장하는 소재는 유리구다. 표면이 투명해 빛을 반사하는 유리구와 유리병이 창문 바로 앞에 여러 개 놓여 있고 그 창문 사이로 햇빛이 들어온다. 빛이 불규칙적으로 반사되고 흩어지는 순간을 그는 꼼꼼히 화폭에 담는다. 작가는 “빛의 변화를 통해 시간성을 나타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 시대 감성으로 현실 공간을 그리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박사 논문을 쓰면서 극심한 생활고를 겪은 것이 최대의 슬럼프라고 고백한 작가는 치열하게 작업만 하지만 1년에 20여점 정도를 그린다고 한다. 노동집약적인 회화의 과정을 통해 고전의 느낌이 자연스럽게 화폭에 담긴다.
실내 공간을 주로 그리지만 창문 너머에는 장독대와 건너편 주택가, 나무처럼 일상의 풍경이 펼쳐진다. 실제의 풍경이기도 하다. 바깥 풍경과 빛이
[이향휘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