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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경제적 동물이다. 세상의 모든 문제들은 돈으로 해결된다. 적어도 ‘괴짜 경제학’으로 세계적 스타가 된 스티븐 레빗 시카고대 경제학과 교수와 스티브 더브너 전 뉴욕타임스 기자의 눈에는 그렇다. 인간은 누구나 말하는 것과 행동하는 것이 자주 다르다. 인문학이나 문학은 인간의 행동의 배후를 설명하기 위해 철학적 해석과 고전을 빌려오지만 이것만으로는 충분치 않은 이유다. 그 이면에 ‘경제적 유인’이 자리잡은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10년 전 두 사람은 괴짜경제학이라는 웹사이트를 열었다. 이곳에 사람들이 올리는 격의없고 사적인 경제학적 질문에 두 사람은 답하기 시작했다. 10년동안 무려 8000여개. 이 화목한 공간에서 쓴 답변을 두 사람은 책으로 묶어냈다. 주제가 만화영화든, 상한 닭이든, 골프나 도박이든 사람들의 삐딱한 생각을 ‘경제학자의 눈’으로 풀어내니 세상물정을 알려주는 흥미로운 책이 됐다. 이 책에는 돈을 부르는 기발한 발상이 팝콘처럼 먹기 좋게 담겨 있다.
코라콜라 이야기부터. 얼마 전 악랄한 코카콜라 직원들이 펩시에 기업 비밀을 판매하려다 체포된 사건이 있었다. 그런데 고발자는 펩시 경영진이었다. 왜 그들은 ‘정의감’ 때문에 코카콜라에 엿을 먹이고, 동시에 엄청난 수익을 얻을 기회를 포기한 걸까. 바로 이 마법의 제조법이 별다른 돈을 벌어줄 수 없기 때문이다. 펩시가 코카콜라와 같은 맛의 콜라를 발표하고 그 방법을 공개한다 가정하자. 이는 마치 제약특허가 만료되 복제약이 우후죽순 나오는 것과 같은 현상을 만들 것이다. 너도나도 같은 맛의 콜라를 만든다면 코카콜라의 가격이 급락하겠지만, 이는 펩시를 먹던 사람까지도 코라콜라를 먹게 만들것이다. 그렇다면 비밀 제조법을 공개하지 않고 그들만 만든다면? 펩시가 만든 새로운 코카콜라는 원조 코카콜라와 동등한 경쟁력을 지니겠지만, 동시에 ‘완전 대체재’가 된다면 극심한 가격경쟁이 벌어질 수밖에 없다. 결과적으로 두 회사 모두 망하게 된다는 결론. 스티븐 레빗은 판결을 내린다. “그들은 그저 훌륭한 경제학자였다.”
세계 최고의 스포츠 선수들은 승부에서 지는 것보다 무서워하는게 있다. 영국에서의 경기다. 필 미켈슨은 영국에서의 골프 대회에서 우승을 한 뒤 아무말도 없이 자리를 떴다. 영국이 상금을 강탈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220만 달러 중 61%가 세금으로 지불됐다. 영국은 심지어 그가 머물 2주 동안 벌어들인 광고료에도 세금을 매겼고, 우승 보너스와 연말 순위 보너스의 일부에도 45%의 세금을 물렸다. 영국은 비국민 운동선수의 광고 수입에도 세금을 거두는 몇 안되는 국가다. 이 세법으로 우사인 볼트는 주최국이라는 이유로 세금이 면제된 2012년 하계올림픽을 제외하고 2009년부터 영국에서 열리는 시합에 참가하지 않고 있다. 스페인의 라파엘 나달도 영국에서의 경기는 선별해 출전한다. 결국 우승의 영광보다는 세금에 대한 두려움이 더 크다는 것이다. 운동선수만 그런건 아니다. 위대한 가수 믹 재거 역시 수년 전 세금 문제로 영국을 떠났다.
심지어 올바른 경제적 지식은 지구를 이롭게 한다. 환경운동에 관한 고정관념은 뒤집어 볼만한게 많다. 대표적인게 자동차 운전이다. 2.4㎞ 걷는데 소모되는 칼로리는 우유 한잔으로 보충 할 수 있다. 그런데 우유 한잔이 만들어지는데 드는 온실가수 배출은 같은 거리를 운전했을 때 배출되는 가스량과 거의 동일하다. 그러니까 두 사람 이상이 걸을 바에는 차라리 차를 타는게 더 친환경적이라는 계산법을 이 책은 알려준다.
한가지 더. 우리는 ‘과대 포장’에 대해서도 오해하고 있다. 애초에 포장은 세균으로부터 음식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포장은 유통기한도 늘려준다. 예를 들어 1.5그램의 랩은 케이크의 유통기한을 3일에서 14일로 늘려준다. 포장지는 물론 매립지로 향할 가능성이 크지만, 음식 또한 매립지로 갈 가능성이 크다. 썩어가는 음식은 이산화탄소보다 20배나 더 강한 메탄가스를 발산한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포장지보다 6배나 많은 음식을 버린다. ‘포장지를 줄이라’는 요청이 해로울 수 있다는 말이다.
‘테러리스트가 가장 효율적으로 테러를 하는 법’부터 ‘돈을 낸 만큼 투표를 하자’는 제안까지 이들의 처방전은 온갖 영역을 넘나든다. ‘괴짜경제학자’들의 주장은 성역이 없다. 결국 이들은 인간의
[김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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