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금빛나 기자] “‘위대한 캣츠비’를 본 많은 관객들이 ‘작품이 막장’이다라는 말을 많이 하시는데, 그 말이 아프면서도 입 꼬리가 싹 올라가요. 막장 아닌 사랑이 어디 있나요”(웹툰 ‘위대한 캣츠비’ 강도하 작가)
2004년 연재됐던 인기 웹툰 강도하 작가의 ‘위대한 캣츠비’가 ‘위대한 캣츠비 RE:BOOT’(이하 ‘위대한 캣츠비’)라는 제목으로 다시 뮤지컬 무대에 올랐다. 전작의 연속성을 거부하고 시리즈의 이야기를 처음부터 새롭게 만든다는 뜻의 ‘리부트’를 달아 앞선 무대화와 차별을 둔 2015 ‘위대한 캣츠비’는 원작이 남긴 골격을 따라 무대, 연출부터 넘버까지 완전히 새롭게 재탄생했다.
16일 오후 서울 대학로 유니플렉스 1관에서 진행된 ‘위대한 캣츠비’ 프레스콜에서 변정주 연출가는 많고 많은 작품 중 이미 무대화가 이뤄졌었던 ‘위대한 캣츠비’를 다시 뮤지컬로 올린 이유에 대해 “제작자로부터 이 좋은 스토리가 사라지는 것이 마음이 아프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약 10년 전에 연재가 됐던 작품인데 지금의 관객에게도 공감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을 했다”며 “뮤지컬에서 다뤄지는 사랑이라는 것이 예쁘고 아름다운 사랑이 그려지는 편인데 뮤지컬에서도 지독하고 진한 사랑이야기를 만들어 볼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에서 이 작품을 만들어 보게 됐다”고 설명했다.
강 작가는 “10년 전과 지금의 뮤지컬 시장이 달라졌더라. 과거 관객층의 경우 30대 중후반이 두꺼웠다면 지금은 20대 관객들이 많다. 이 작품은 사랑을 막 시작한 분들보다는 이별을 많이 해 본 사람들이 흥미롭게 볼 수 있는 작품”이라며 “사람들이 이 작품을 보며 막장이다라는 말을 하시는데, 이를 아프게 들으면서도 한편으로는 입 꼬리가 씩 올라간다. 막장이 아닌 사랑이 있을까”라고 털어놓았다.
변 연출가와 강 작가가 ‘위대한 캣츠비’를 통해 궁극적으로 말하고자 하는 것은 사랑이였다. “청춘의 시기에 사랑 빼면 무엇이 있을까요”라며 작품에 대해 이야기 한 강 작가는 “저는 대학교 시절 사랑만 했다. 대학이 너무 따분해 내내 연애만 했고, 그러다보니 여러 색이 보이더라”며 “연애를 두 번 하면 두 가지 체험이고 10번 하면 10가지 체험인데, 5번을 하면 50번을 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이 같은 공식으로 하면 저는 수백 번의 연예를 한 셈이다. 작가는 글과 그림으로 옮겨야 하는데, 청춘에서 사랑을 뺀다, 그것을 빼면 청춘이 아니라고 생각을 했다”고 설명했다.
변 연출가는 “저도 작가의 말에 100% 공감을 한다. 최근 뉴스를 보면 우리나라 20대들이 연애를 포기하고 결혼을 포기하는 ‘N포세대’라고 하는데 이렇게 불행한 20대를 보내는 청춘들이 있을까라는 생각을 한다. 저 역시 청춘의 시기에 사랑을 빼면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을 한다”며 “‘위대한 캣츠비’의 원작을 그대로 구현을 하고자 노력을 했다. 원작의 캐릭터는 동물이다. 그것을 인간이 연기를 하다 보니 원작과는 정서적으로 다른 지점과 정서적 차이가 있다. 어떤 부분은 표현이 어려운 점도 있었지만 어떤 부분은 무대 위 에너지가 지독해지지 않았나 싶은 생각도 들었다. 원작을 억지로 비켜가거나 해석을 내리려고 하지 않았고 원작을 더 깊이 들어가려는 노력을 했었다”고 무대 위 작품의 해석 방향에 대해 설명했다.
‘위대한 캣츠비’에서 주인공 캣츠비 역할을 연기하게 된 배우 정동화는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캣츠비의 사랑에 대해 “캣츠비의 첫사랑이 아닌 처음 사랑을 말하고 싶다. 저희 공연이 송스루다보니 가사에 신경을 써야겠다는 생각을 한다”며 “주옥같은 가사를 잘 전달해서 아름다운 말들을 잘 전달해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또 다른 캣츠비 강기둥은 “원작을 처음 접했을 때 시적인 대사들이 많다는 생각을 했고, 이를 내 것으로 가져오고 싶었다. 캣츠비가 많이 아플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하운드라도 캣츠비에게 사랑으로서 존재하고 있지 않겠느냐. 그 순간이 저에게 뭉클한 것은 캣츠비, 하운드, 페루스 세 명다 아픔을 가지고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성장하는 캣츠비를 표현하고 싶었던 것 같다”고 인물의 해석에 대해 언급했다.
마지막으로 송스루로 진행된 ‘위대한 캣츠비’의 전 넘버를 작곡한 허수현 작곡가는 “제 입장에서 의뢰를 받았을 때 괴로웠다. 전작의 경우 오랜 시간에 걸쳐서 넘버를 좋아하는 관객들이 있었고 심지어 노래방까지 등록이 돼 있더라. 심적 부담이 많았다”며 “지독한 사랑을 표현하기 위해 록의 느낌을 주고 싶었다. 드라마도 지독한 사랑이 주제고 송스루다보니 음악에 치일 수 있기 때문에 최대한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뮤지컬 ‘위대한 캣츠비’는 동명웹툰을 원작으로 20대 청춘의 현실적 고뇌, 사랑에 대한 미련과 집착을 뮤지컬적 언어와 무대적 상상력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변정주 연출이 연출을 맡았고 비스트의 멤버 손동운, 정동화, 강기둥, 이규형, 문성일, 김영철, 선우, 이시유, 다나, 유주혜, 이병준, 김대종, 제나, 김송이가 출연한다. 내년 1월 31일까지 대학로 유니플렉스에서 공연된다.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