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했던 대로였다. 연말 극장가 삼파전은 치열했다. 이미 개봉 전부터 신경전이 매서웠던 바다. 어찌보면 이들 스스로 자초한 일이었다. 16일 한날한시 개봉한 ‘히말라야’와 ‘대호’, 그 이튿날 10년 만의 부활을 알린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를 두고 하는 말이다.
24일 크리스마스 이브, 이쯤이면 뚜껑 한 번 열어볼 때가 됐다. 가만히 살펴보니, 현재 스코어는 ‘히말라야’의 대승이다. 10년 만에 부활한 ‘스타워즈’ 또한 노장의 위용을 한 껏 과시하며 2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안타까운 건 조선의 마지막 호랑이 ‘대호’. 개봉 전날 사전예매율 15%를 못 넘기며 위태로운 앞날을 예고했던 이 영화는 아니나 다를까, 3위 자리를 벗어나지 못한 채 맥을 못 추고 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명백해진다. ‘히말라야’ 누적관객수는 개봉 4일 만에 100만 명을 가뿐히 넘겼다. 8일 만인 23일에는 200만(208만1725명)을 돌파했다. 지난해 1000만 영화 ‘국제시장’과도 비슷한 속도였다. 평일임에도 하루 관객수는 20여 만명에 육박하며 매출액 점유율 40.5%를 유지하고 있다. 사실상 부동의 1위, 히말라야 독점 체제다. 그렇다고 그 뒤를 잇는 ‘스타워즈’ 기세가 만만한 것만도 아니다. 이 영화도 개봉 4일 만에 100만 명을 넘어섰고, 23일에는 130만(135만9006명)을 돌파했다.
이쯤이면 조선 호랑이‘대호’의 시무룩한 표정이 절로 느껴진다. 개봉 9일 째를 맞은 ‘대호’는 아직 100만 관객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정확히 92만9359명으로, 평일 관객이 5~6만 명에 머무르는 실정임을 감안하면 크리스마스는 지나야 100만 명 돌파가 가능할 전망이다.
영화업계 관계자들은 이 삼파전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히말라야 투자 배급사인 CJ E&M 관계자는 “작품의 성격과 배급 시기를 잘 조화시킨 예상했던 결과”라고 짚었다. 이 관계자는 “극중 인물들이 보여주는 인간애와 동료애, 그로 인한 감동이 관객의 마음을 움직인 것 같다”며 “작품 메시지에 맞춰 배급시기를 추운 겨울로 겨냥한 게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대호’를 바라보는 시각은 대체로 비슷했다. 관객이 동물의 감정에 이입한다는 게 난관이었다는 지적이다. 정지욱 영화평론가는 “호랑이와 더불어 살아가는 민족의 이야기를 담아냈지만, 그 부분이 식상하게 다가왔을 수 있다”며 “호랑이에게 감정이입을 하려니 관객 입장에선 부담스러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다른 영화 관계자도 “호랑이가 일본군을 잔인하게 ‘올킬’하는
[김시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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