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이세돌 알파고 대결/ 사진=연합뉴스 |
프로 바둑기사 이세돌과 구글의 인공지능 프로그램 '알파고'가 벌이는 세기의 바둑 대결을 앞두고 전문가들이 승부를 점치고 있습니다.
6일 이세돌 기사와 알파고의 대결을 사흘 앞두고 전문가들은 '아직 알파고의 수준이 이세돌을 넘어설 만큼은 아니다'라는 입장과 '인공지능 기술의 발달은 이제 인간의 능력을 뛰어넘는 수준'이라는 입장으로 팽팽하게 맞서고 있습니다.
정재승 카이스트 바이오 및 뇌공학과 교수는 "알파고는 단기 전략은 우수하지만 멀리 내다보고 미리 수를 쓰는 능력은 현저하게 떨어진다"며 "바둑은 멀리 내다보고 게임을 진행해야 해서 이세돌 기사가 이길 확률이 더 높다"고 전망했습니다.
정재승 교수는 "사회적 맥락을 이해하거나 복잡한 의사결정을 내리는 일은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며 "인공지능은 인간을 흉내 낼 뿐이지 인간처럼 사고하는 것은 아니어서 본질에서 차이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사람의 두뇌처럼 신경망 구조로 작동하는 알파고가 프로기사 기보를 포함해 3천만 건의 기보를 학습했지만 아직은 이세돌의 판단과 직관을 능가할 역량을 가졌다고 보기 힘들다는 것입니다.
반면 김진호 서울과학종합대학원 교수 등은 컴퓨터가 스스로 학습하며 지능을 키우는 '딥러닝'이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어 넉달 전 판후이와 치른 경기를 토대로 알파고의 실력을 추정하는 것은 부정확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개발자인 구글은 승률을 50대 50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번 대국에서 이세돌이 우승한다고 해도 인간 우위가 그리 오래가지는 않을 전망입니다. 빅데이터를 통해 '학습'하고, 딥러닝으로 '추론'까지 해내는 알파고가 인간을 뛰어넘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관측입니다.
김대식 카이스트 교수는 "알파고가 이번 대결에서 이기고 지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며 "알파고는 이세돌과의 대결에서 더 강해지고, 만약 몇 년 뒤 재대결이 벌어지면 그때는 승부 예측이 매우 어려워질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결국,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국은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인공지능이 가져올 미래의 그림을 그려보게 한다는 점에서 더 큰 의미가 있습니
한편 알파고는 100만 번의 대국을 한 달 안에 학습했습니다. 사람이라면 1천 년 이상 걸릴 양입니다. 인공지능이 인간에게 도전하는 이번 사건은 미래에 벌어질 수많은 사건의 전초전과 다름없습니다.
알파고는 지난해 10월 유럽 챔피언 판후이 2단을 5전 전승으로 꺾은 바 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