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금빛나 기자] 공연계에서 더 이상 ‘회전문 관객’이라는 표현은 더 이상 낯설지 않다.
다중캐스팅이 이뤄지다보니 캐스팅 별로 챙겨보는 것은 기본, 본진은 확실하게 파며, 여기에 최애(最愛) 배우를 기준으로 다양한 조합을 이뤄 보기도 하고, 작품에 따라 ‘덕통사고’를 당하는 캐스팅은 또 다시 챙겨본다. ‘보고 또 보고’를 반복하다보니 10번은 우습고, 20번은 기본, 많이 볼 경우 40번 이상을 챙겨보는 이들 또한 적지 않다.
지난달 28일 폐막한 뮤지컬 ‘스토리 오브 마이라이프’의 경우 높은 재관람율을 자랑하는 대표적인 ‘마니아 뮤지컬’로 꼽힌다. 작년 12월1일부터 약 3개월 동안 무대 위에 올렸던 ‘스토리 오브 마이라이프’는 폐막 직전 흥미로운 이벤트를 실시했다. 총 114회 공연 중 최다 관람객을 찾는 것이었다. 조사 결과 총 51회를 관람한 관객이 ‘스토리 오브 마이라이프’를 가장 많이 본 주인공으로 꼽혔으며, 46회를 관람한 관객은 아쉽게도 2위 자리에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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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공연계에서 회전문 관객이 발휘하는 영향력은 매우 높다. 직접적으로는 같은 작품을 여러 번 관람하면서 꾸준한 소득을 올려줄 뿐만 아니라, 간접적으로는 입소문까지 책임지면서 극의 홍보 역할까지 톡톡히 수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프로그램북을 비롯해, 머그컵, OST CD 등 극의 MD상품 판매에까지 영향을 주면서 수입에 있어, 공연계에서 회전문 관객은 ‘큰 손 손님’과도 같다.
이에 띠라 회전문 관객을 잡기 위한 제작사들의 활발한 마케팅들이 등장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이면서도 흔하게 사용되는 마케팅이 재관람 할인이며, 열 번 관람하면 한 번은 공짜로 볼 수 있는 ‘쿠폰제’를 도입하기도 한다. 커피를 마시면 할인쿠폰에 도장을 찍어주듯 뮤지컬을 관람할 때마다 도장을 찍어주는데, 일정 개수 이상 채우면 할인 쿠폰을 비롯해 공연 MD 상품을 주기도 한다.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는 도장을 찍어주는 쿠폰북이 작품의 개성을 잘 담아낼수록 재관람에 도움을 준다는 것이다. ‘헤드윅’의 경우 2005년 초연 당시 10번 관람하면 1회 무료 공연을 제공하는 ‘다방쿠폰’을 발행하기 시작했는데, 배우들 사진이 들어가자 스티커를 모으는 재미가 가미되면서 회전문 관객을 더욱 유입시킨 바 있다. 뮤지컬 ‘사춘기’의 경우 주인공이 고등학생, 배경이 학교인 것에서 착안해 재관람 관객들에게 출석부 모양의 카드를 제공, 출석부 안에 출석 체크 형식으로 공연 관람 횟수를 표시했으며, ‘원스’의 경우 쿠폰북을 보드게임 형식으로 꾸민 뒤, 각 목표지점마다 배우들의 사진을 놓으면서 관객들의 호응을 받기도 했다.
회전문 관객을 잡기 위한 마케팅은 단순히 할인 이벤트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관객과의 대화를 비롯해 회전문관객을 위한 미니콘서트 개최 하는 등 관객과 배우와의 만남을 주선하는 마케팅을 실시하기도 한다. 2015년 ‘원스’의 경우 4번 이상 관람한 관객들을 대상으로 한 미니콘서트를 개최하는가 하면, ‘더 데빌’의 경우 배우들의 역조공으로 눈길을 끌었던 바 있다.
다양한 할인과 이벤트로 회전문 관객 잡기에 나선 제작사이지만, 제작사의 재관람 관객에 대한 혜택이 부족하다는 목소리가 작지 않다. 이른바 잘 나가는 대형뮤지컬의 경우 비싼 비용을 지불하며 재관람을 하지만, ‘재관람 할인’이 없거나, 있더라도 할인 폭이 높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뮤지컬 ‘드라큘라’를 재관람했다는 한 관객은 “인기공연이라서 그런지 재관람 할인이 없었다. 작품이 좋아 회전문을 돌기는 했지만, 호갱으로 전락한 것 같아 그리 유쾌하지는 못했다”고 불만을 호소하기도 했다.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