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금빛나 기자] 성경 속 인물인 막달라 마리아의 시선으로 바라본 예수와 마리아의 관계를 풀어낸 뮤지컬 ‘마리아 마리아’가 올해로 15주년을 맞이했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하고, 새로운 작품들이 무대 위에 오르고 또 빠르게 사라지는 창작뮤지컬 시장 속에서 자리를 지켜온 ‘마리아 마리아’는 올해도 꾸준히 무대에 오르며 관객들과 만나고 있다. 소재로 인해 종교적 색체가 짙다는 지적은 초연부터 지금까지 따라오지만, 그럼에도 아름다움 음악과 인간의 본질을 다룬 스토리는 여전히 관객들의 마음을 움직이며 공연장으로 발걸음을 돌리게 하고 있다.
‘마리아 마리아’는 한국 뮤지컬 시장에 붐이 일기 시작한 2000년대 초에 만들어진 작품이다. 소극장 뮤지컬이었음에도 작품성을 인정받은 ‘마리아 마리아’는 2003년 초연부터 큰 호평을 받았고, 이듬해인 2004년 열린 제10회 한국뮤지컬 대상에서 최우수 작품상을 비롯해 4개 부문(최우수작품상, 여우주연상, 극본상, 음악상)에서 상을 거머쥐는 쾌거를 거두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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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아 마리아’는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신약선경에 등장하는 인물인 막달라 마리아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작품이다. 창녀인 막달라 마리아가 바리세인의 사주를 받고 예수에게 접근했다가, 오히려 위기의 상황에서 예수의 도움을 받고 삶에 대해 깨닫게 되는 이야기를 다룬다. ‘패션 오브 지저스 크라이스트’라는 부제를 달고 완전히 새롭게 달라진 2016년 ‘마리아 마리아’는 마리아의 생활이 다소 바뀌었다. 이전 버전에서 마리아가 하루라도 몸을 팔지 않으면 의식주가 해결되지 않을 정도로 궁핍했다면, 2016년의 마리아는 의식주가 모두 해결되지만 노예라는 신분적인 한계로 인해 공허함으로 괴로워한다.
2003년 초연부터 함께해온 유혜정 작가는 24일 서울 강남구 BBCH 광림 아트센터에서 진행됐던 ‘마리아 마리아’ 프레스콜을 통해 작품에 매력과 관련해 “부제에서 드러난 것처럼 ‘패션’(Passion)인 것 같다. 죽음과도 같은 사슬에서 벗어난 삶에 대한 열정, 그리고 예수의 죽음을 끝까지 지켜봤던 마리아의 열정, 인물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열정이 가장 큰 극에 가장 큰 ‘패션’이고 매력이 아닐까 싶다”고 정의했다.
같은 이야기를 ‘마리아 마리아’는 마리아의 시선으로,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는 유다의 시선으로 그린 만큼 두 작품이 비교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일이다. 특히 올해는 완전히 달라진 ‘마리아 마리아’의 의상과,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에 출연했던 배우 김신의와 이영미가 출연하면서 두 작품이 가지고 있는 공통분모가 더욱 커진 것과 같은 느낌을 전해준다.
“캐스팅 전 김신의가 2013년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에서 유다를 연기했다는 것을 최근에 알았다. 이영미 또한 마찬가지”라고 말을 하지만, 관객의 입장에서는 전작의 모습이 겹쳐 보이는 것은 어쩔 수 없다.
2016년 ‘마리아 마리아’는 공연장부터 광림교회에서 운영하는 BBCH 광림아트센터인 만큼, 초연부터 짙게 드리웠던 종교색은 더욱 짙어진 느낌을 준다. 무대에 선 전 배우 또한 대부분이 기독교 신자이다. 예수 역을 연기하는 허규의 경우 그 어느 때보다도 배역에 대한 부담을 드러내며 “배우로서 캐릭터를 접하는 자세로 접하지 못하고, 개인적인 신앙을 가지고 있는 사람으로 접근을 하니 어려웠던 것 같다. 제 행동이나 맞지 않은 연기를 하려고 하는 것 같고, 괴리감 때문에 더 몰입하기 힘들었던 지점이 있었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이 같은 점은 종교적인 호불호로 나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그럼에도 ‘마리아 마리아’는 오랜 시간을 버텨온 만큼 좋은 작품이라는 것은 분명하다. 종교라는 선입견을 벗고 바라보면, 처절한 생을 살았던 인간 마리아가 자신을 구원해 주는 이를 만나 완전히 달라진 삶을 살아가는 모습은 누구나 공감 가능한 보편적인 감동을 안기기 때문이다. 사독 역의 서승원은 “‘마리아 마리아’는 종교색이 짙은 작품에는 분명하다. 하지만 극이 가지고 있는 본연의 메시지, 욕심만으로 살지 말고 남을 배려하고 아름답게 살자는 메시지는 종교와 상관 없이 감동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뮤지컬 ‘마리아 마리아’는 오는 4월17일까지 서울 강남구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공연한다.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