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알바작가, 日아쿠타가와상 받다

“오늘도 편의점에서 일하고 왔다. 기적 같아서 믿어지지 않는다.”
편의점에서 일하는 작가의 자전적 소설이 일본에서 가장 권위 있는 순수문학상인 아쿠타가와(芥川)상을 받게 됐다. 일본 문학진흥회는 제155회 아쿠타가와상 수상작으로 무라타 사야카(村田沙耶香·37)가 쓴 ‘편의점 인간’을 선정했다고 19일 발표했다.
이 작품은 편의점에서 18년째 일하고 있는 36세의 연애 경험이 없는 독신 여성의 이야기를 다룬다. 매뉴얼에 따라 편의점에서 일하는 것에서 삶의 보람을 느끼는 주인공은 ‘보통’의 삶을 살도록 강요하는 사회 풍조를 위트있게 그려냈다. 장기간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한 무라타는 19일 기자회견에서 앞으로도 편의점 일을 할 것이냐는 물음에 “점장과 상담하려고 생각한다”면서 가능하면 계속하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다.
일본 대중문학의 최고봉으로 불리는 나오키(直木)상 수상작에는 오기와라 히로시(荻原浩·60)의 ‘바다가 보이는 이발소’가 선정됐다. ‘바다가 보이는 이발소’는 다시는 만나지 않겠다고 생각하고 있던 모친과 재회한 여성이나 중학생 딸과 사별한 부부 등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가족을 주제로 한 6개의 작품을 묶은 단편집이다.
오기와라는 광고 회사에 근무한 후 프리랜서 카피라이터로 활동하면서 소설을 집필했고 나오키상 후보에 5번 오른 끝에 상을 거머쥐었다. 재일 한인 3세 작가인 최실(31)은 ‘지니의 퍼즐’로 아쿠타가와 후보 5명 안에 들었으나 수상은 하지 못했다. 최실은 지니의 퍼즐로 앞서 군조(群像)신인문학상을 받았다. 시상식은 8월 하순 도쿄에서 열리며 두 작가에게는 각각 100만엔(약 1073만원)이 주어진다.
[김슬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