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영만 화백이 자전거로 한반도 해안선을 따라 돌며 만든 ‘자전거 식객 맛지도’ |
허 화백은 자전거 여행에 나서며 지도에 의존하지 않기로 했다. 방문한 지역에서 유명하다는 식당도 피했다. 그저 부두에 있는 백반집, 길에서 만난 농부의 들밥, 어부의 집밥과 같이 손님이 아니라 그 지역의 토박이들이 먹는 음식을 찾아 나섰다.
강화도의 갯벌장어, 대부도의 뻘낙지, 서해안 지방의 겨울철 별미 간재미 무침과 찜, 천북의 굴, 여수의 우거지통장어탕과 멍게젓갈 등 다양한 음식들이 한반도 삼면 바다를 장식했다.
허 화백과 함께 라이딩에 나선 송철웅(글)·이정식(사진) 작가 등은 때때로 끼니를 해결할 수 없는 상황을 만나면 직접 해결하고 비박도 마다하지 않았다. 허 화백은 말한다.
“칠성급 호텔보다 자연 속의 수많은 별을 벗 삼을 수 있는 비박이 좋은 걸 어떻하나?”
허 화백이 그린 맛 지도는 하마터면 묻힐 뻔했다. 계획한 한반도 해안선 일주를 마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송 작가가 갑자기 세상을 떠난 것. 그 뒤 허 화백의 라이딩 팀에서는 해안선 일주를 말하는 것 자체가 금기시됐고 그렇게 자전거 맛 지도는 잊혀져갔다.
2년이 지난 지난해, 라이딩 팀의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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