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김진선 기자] 이용진 이사장은 작년 3월에 서울 예술단 이사장 자리에 앉았다. 앞서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경영인사부장, 지역협력부장, 예술정보관장 등을 거치며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서 장기간 근무했다. 작년 가무극 ‘이른 봄 늦은 겨울’을 첫 작품으로 서울 예술단과의 인연을 더욱 돈독히 다지고 있다. 특히 공연예술에 대해 공감하고, 관심이 높은 이 이사장과의 만남은 서울 예술단이 앞으로 내딛을 길에 더욱 빛을 더하는 듯 했다.
이하 이용진 이사장과의 일문일답.
Q. 서울예술단과 인연이 깊다고 들었어요
“예술단과 남다른 인연이 있다. 20년 전, 1995년에 예술위원회에서 베니스에 한국관을 오픈했다. 그때만 해도 외국에 우리 작품을 보여주는 단체는 서울예술단밖에 없었다. 서울예술단 팀들과 한 달 동안 이태리에서 이집트까지 투어를 했다. 그렇게 인연이 돼 작품도 더 보게 되고, 2008년에는 예술 자료원에서 한 2년 있었다. 정말 남다른 인연이라고 생각한다.”
Q. 서울예술단의 초창기와 지금은 많이 다르지 않나요
![]() |
Q. 보신 작품 중에 기억에 남는 작품도 있나요
“대중적인 뮤지컬의 태동은 서울예술단이라고 생각한다. 30년 전 정도부터 말이다. 현재 좋은 현장에서 예술단을 거쳐 간 분들이 많고, 좋은 작품도 많지만 기억에 남는 작품은 ‘태풍’이다. 오페라 극장에서 공연됐 그렇게 큰 극장에서 종합적인 작품으로 관객들을 만나 관객들과 함께 사이즈도 컸고, 무대도 여러 가지로 의미가 있었다. 그 전까지는 무용 팀 등 다양한 작품을 봤지만 그 집약이었다. 외국 작품 모방해서 봤던 화려함과 다른 작품이었고 소재 자체도 한국적이라서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보이는 것을 봤을 때와 달랐던 느낌이 있다. 이제 또 한 작품, 소중한 작품들을 만들어가고 있다.”
“사실 좀 (예술단 작품이)무거웠다. 한국적 소재로 예술단 정체성도 있고, 강박관념 때문에 좀 무겁다는 생각이 좀 들었다. 무용 중심의 극을 만들었고. 하지만 가무극 ‘이른봄 늦은 겨울’은 배삼식 임도완이라는 두 분이 함께 한 작품이고, 새로운 시도라서 충격적이었다. 보여주는 것도 간결하고 미장센이 좋은 작품이었다.”
Q. 서울예술단의 30년을 본다면 어떤가요
“예술단 30년을 되돌아보면 초창기 때부터 10년~15년은 굉장히 화려했다. 한국적인 소재를 다루기도 했고, 외국에도 내보이다보니, 화려할 수밖에 없었고, 또 거기에 안주한 것 같기도 하다. 늘 그렇게 화려할 줄 알았지만, 사실 위기가 없을 수 없지 않은가. 유사한 극단도 나오고 예술단의 정체성에 대한 우려도 꾸준히 나왔다. 예산은 말할 것도 없고 말이다.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코바코)에서 방송발전 기금으로 공연을 올렸는데, 2012년 예산 일몰제가 있어서, 문화부 쪽으로 정리가 됐고 다시 궤도에 오르고 있다. 획기적으로 전환시킬 수 없는 게 단체 아닌가. 정체성에 대한 고민이 많았고, 한국적인 소재에 가무극도 이어야 한다.”
Q. 관객의 입장에서 서울예술단의 작품은 확실히 차별성이 있어요.
“다른 색을 관객 입장에서 보이기까지 단원이나 연출, 스태프들의 고생이 있었기에 그게 드러난 것이라고 생각한다. 서울예술단 작품 보면 일반 뮤지컬과 다르다. 한국 무용 군무가 들어가면서 큰 축이 되고 힘이 된다. 무용수들도 보면 굉장히 만족한다. 무용이 힘 있게 들어가지만, 내용에 녹아들어가면서, 가무와 하나로 살아난다. 정말 서울예술단의 색이 잡혔다고 생각한다.”
Q. 점점 소재도 달라지고, 특징도 도드라지는데, 서울예술단에서 작품에서 놓치지 말아야 하는 지점도 있나요
“대학로에 100개 이상의 극장이 있다고, 전통극이 없다. 예전에는 흥행이 안되도 전통극이 일 년에 한 두 편은 만들어졌는데 이제는 찾아볼 수 없게 됐다. 뮤지컬만 많지 않은가. 답답할 노릇이다. 또 한 번의 변화가 올 것이라는 생각이다. 결국은 장사를 해야 하는 민간기업과는 차별성을 둔 국립이니까, 차별성은 분명히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소재에 대한 고민은 끊임없이 해야 하고. 그런 면에서 작년 ‘신과 함께’는 정말 색다른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많은 분이 소재가 만화, 웹툰이 어떻게 뮤지컬로 구현될 것이라는 것에 대한 궁금증이 높았다. 이렇다면 우리가 웹툰으로 시도를 잘 만든 것 같다는 생각이다.”
Q. ‘신과 함께’는 정말 궁금했던 작품인데 기대 이상이었어요. 배우들 뿐 아니라 연출, 무대 영상까지 정말 대단한 시도였던 것 같아요
“‘신과함께’는 예술단의 관객들 외에도 주호민 작가의 팬들도 많이 왔다. 스스로는 만족한 점은 주호민 작가가 자주 와서 공연을 봤다는 것이다. 본인 뿐 아니라 가족들도 자주 오는 것을 보고 시도를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재 발굴에 게을리 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 사명감이다.”
Q. 그런 면에서 ‘국경의 남쪽’ 역시 소재자체가 색달라요
“예술 감독과 한 얘기가 남북에 대한 소재다. 다루고는 싶었지만, 조심스럽고 의도치 않게 예민할 수밖에 없다. 전혀 남북이라는 이념적인 작품도 아니지만, 울컥 하더라. 분단이라는 상황이 있지만 결국은 모두가 공감하는 첫사랑에 대한 얘기 아닌가. 거기에 남북 간의 분단이 가미된 것이다.”
Q. 서울예술단 30년에 대해 말씀해 주신다면
“공도 많고 과도 있겠지만, 공연예술이 활발해졌고, 어디 내놓아도 자신 있는 예술단이 됐다, 특히 사물 한국무용 등 여러 사람들이 우리 공연계의 토양을 만들어주지 않았나 싶다. 서울예술단의 30년은 대중과의 30년이다. 발레나 다른 장르와는 완전히 다른 것이다. 서울예술단은 우리의 삶과 직결된 공연이고 그 역할이라고 본다. 지난 30년 동안 그것이 됐기 때문에 공연예술도 발전되지 않았나 싶다. 거기에는 단원들의 힘이 크다. 끌어가는 힘이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본다.”
Q. 앞으로의 계획도 혹시 생각해 두셨나요
“예산이 안정되면서, 일 년에 상하반기 창작 하나, 두 개의 레퍼토리를 올리는 것을 생각하고 있다. 좋은 작품을 만들어가는 것도 중요하니 말이다. 또 안정된 서울예술단 작품을 민간에서 하는 것도 생각한다. 콘텐츠 만들어 놨으니 끊임없이 레퍼토리를 하는 것 보다 민간에서도 올린다면 공연계가 풍족해지는 것이니까 말이다. 그것이 우리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Q. 그래도 약간 더 발전시키고 싶은 부분이 있다면요
“서울예술단 작품은 좋지만 순발력이 떨어진다고 생각한다. 지방 수용이 어렵다. 국가대표라고 나라를 대표한다고 하다면 지방에도 언제든지 보여줘야 하는데 공연 사이즈가 있다 보니, 어렵더라. ‘이른 봄 늦은 겨울’이나, 개막을 앞둔 ‘국경의 남쪽’ 같이 기동력 있는 창작 작품이 더 만들어져야 한다. 다른 데서 보고 싶어도 부르지 못하고 우리도 움직일 수 없는 작품도 있다. 좀 더 다양화를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아르코에서 ‘이’라는 작품을 했었는데 ‘국경의 남쪽’은 대학로예술극장에서 처음 했기 때문이다. 지어진지 얼마 안됐고, 제가 예술위원회에 있으면서 만들었기 때문에 의미가 남다르다. 어떻게 구현되고 단원들은 어떻게 할지 궁금증이 높아진다.”
Q. 서울 예술단의 앞으로의 30년을 내다 본다면요
“연속성을 봐서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우리 아이들의 아이들도 볼 수 있는 공연을 만든다는 것은 꼭 이뤄져 할 것이다. 서울예술단의 정체성을 놓지 않는다면 영원하지 않을까. 하지만 의지만 가지고는 안 되고 노력을 해야 하는 것이다. 변화를 너무 발 빠르게 가는 것은 아니고, 예술단은 현장과 함께 가장 맞닥뜨려 근간을 놓치지 않고 다양한 소재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것은 관객과 배우, 스탭 모두 함께 고민해야 한다.”
“지금이 탄탄해 져야 한다. 최근 서울예술단 관객들 뿐 아니라 일반 팬들도 마음을 열고 보기 시작한 시점인 것 같다.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안주가 아니라 또 다른 소재로 또 다른 호기심으로 다가가야 할 것이다. 개인적으로 이루고 싶은 업적? 그런 거 없다. 예술단이 좋은 방향으로 갈 수 있는 선장으로 역할만 하면 되는 거 아닌가.”
김진선 기자 amabile1441@mkculture.com
[오늘의 이슈] 김성태 의원, '구치소 청문회' 최순실 태도 언급…안하무인
[오늘의 포토] 태연 '슬립 잠옷 차림으로 가요대축제 참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