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누가 저니(Journey)를 과거의 인기밴드라고 했는가"
15일 오후 8시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삼성카드홀에 들어서서 가득 메워진 좌석을 보자, 반성의 감정이 훅 밀려들어왔다. 지금도 한국인 팝송 애창곡에 손꼽히는 '오픈 암스(Open Arms)'로 유명하긴 하지만 전성기는 지나지 않았나 했던 생각은, 삼삼오오 모여 앉아 있는 팬들을 보니 잘못 넘겨짚었다고 여겨졌다. 이윽고 기타가 울리고 드럼이 박자를 내면서 노래 소리가 울려 퍼지자 1500명의 관객들은 시간을 뛰어넘는 여행을 떠나기 시작했다. 1975년 데뷔 앨범을 세상에 내놓은 지 무려 42년만의 첫 내한공연이었다.
'세퍼레이트 웨이즈: 월즈 어파트(Separate Ways: Worlds Apart)' '비 굿 투 유어셀프(Be Good to Yourself)' '온리 더 영(Only the Young)' 등 신명나는 노래가 이어지자 공연장의 분위기를 점점 고조돼갔다. 원년멤버인 기타리스트 닐 숀과 베이시스트 로스 밸로리는 정교한 손놀림으로 과거의 영광을 재연했고, 조너선 케인과 스티브 스미스는 각각 능수능란한 건반과 관록의 드럼 연주로 흥을 돋웠다. 밴드를 대표하던 프로트맨 보컬 스티브 페리를 팀을 떠났지만, 새로운 보컬 아넬 피네다는 지치지 않는 활동량으로 팬들과 교감을 나눴다. 뛰고 돌다가 마이크로 재간을 부리기도 하는 등의 역동적인 퍼포먼스로 무대를 달궜다.
1973년 결성된 저니는 지금까지 총 14장의 정규 앨범을 발표해 통산 8000만 장 이상의 앨범 판매고를 기록한 밴드다. 특히 1980년대 발표한 정규 7집 '이스케이프'(Escape)와 8집 '프론티어스'(Frontiers)가 각각 빌보드 앨범 차트 1위와 2위를 차지하며 전성기를 구가했다. 이번 공연 역시 저니의 명곡 중 명곡으로 꼽히는 '오픈 암스'와 '후스 크라잉 나우(Who's Crying Now)'에서 절정에 다다랐다. 두 곡 모두 1981년 빌보드 앨범 차트 1위를 차지한 '이스케이프' 앨범의 수록곡으로, 특히 '오픈 암스'는 빌보드 싱글 차트 6주 연속 2위를 기록하며 전 세계에 '저니'의 이름을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서정적인 피아노로 시작해 구슬픈 기타 사운드로 이어지는 록 발라드 '오픈 암스'에서 아넬 피네다는 애절한 보컬을, '후스 크라잉 나우'에서는 사이다처럼 청량감 넘치는 보컬을 선보여 관객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이어 '애니웨이 유 원트 잇(Anyway You Want It)'이 흘러나오자 관객들은 후렴구를 따라 불렀고, '라이츠(Lights)'의 낭만적인 선율이 흘러나올 때는 일제히 휴대전화의 불을 밝혀 좌우로 흔들며 호응했다. '페이스풀리(faithfully)'의 순서가 되자 팬들은 떼창(일제히 노래를 따라 부르는 것)을 하며 그들의 음악에 녹아들었다.
저니는 이날 총 130분 동안 앙코르
[김명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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