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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운암 제공 성파스님 |
이번에는 행사 규모가 더 커졌다. 전국 염색 전문가와 작가 30개 팀(500여명)이 참여해 다채로운 천연염색의 세계를 펼친다. 그 무대는 통도사 서운암 야생화 밭 4만평이다.
"우리가 입는 의복이나 직물은 화학 염료가 많이 들어갑니다. 천연 염색 천은 자연 염료를 추출해 섬유에 염색하는 것인데 보기도 좋을 뿐더러 우리 몸에도 좋지요."
천연염색 축제는 지역축제에 머물지 않고 지구촌을 향해 손을 뻗고 있다. 스님은 "일본 중국 동남아 인도에도 자연염색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이들이 모여 친환경을 강조하는 지구 환경 보존 운동을 벌이고 싶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천연 염색 천을 바라보며 생명의 순환과 이치를 깨닫고 지친 마음을 치유했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내비쳤다.
스님은 불교계 대표 예술가로도 명망이 높다. 1990년부터 2000년까지 도자기에 팔만대장경을 새긴 '16만도자대장경(萬陶瓷大藏經)'을 만드는 사업을 총지휘했다. 목판으로 양쪽에 새겨져 있는 해인사 팔만대장경을 도판에 새기다 보니 양이 2배가 됐다는 설명이다. 오는 9월 6일부터 서울 인사동 아라아트센터에서는 도자기에 옻칠을 한 파격적인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수행과 예술은 결이 다르지 않을까. "내 경우에는 따로 생각하지 않아요. 예술도 수행도 따로 하지 않아요. 생활 자체가 수행이고, 생활 자체가 예술이죠. 삶이 수행이자 예술이라는 얘깁니다." 스님은 "물체가 있으면 그림자가 있듯이, 내 생활에서 일어났던 일이 흔적으로 남으면
경쟁과 속도에 지친 현대인들을 위한 지혜의 한마디를 청했다.
"나는 뭐 내 앞가림도 못하는 주제인데…. 꼭 말하려고 하면 자기 자신을 돌아보는 일을 많이 하고 싶고, 남을 향해 쏘아보는 걸 적게 하고 싶어요."
[이향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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