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도서가 대중교양서로 각광을 받으면서, 과학잡지의 창간 소식도 이어지고 있다.
동아시아출판사는 일본의 교양과학잡지인 '대인의 과학' 한국어판인 '메이커스: 어른의 과학(이하 메이커스)'을 18일 창간했다. 과학책 전문출판사인 이음도 과학 계간지 '에피'를 20일 창간한다. 2015년 창간해 꾸준히 7000부 이상을 발행하고 있는 '스켑틱'과 함께 과학잡지 전성시대를 열 기세다.
'메이커스'는 일본 가켄 교육출판에서 발행하는 '대인의 과학'의 정식한국어판이다. '대인의 과학'은 전자기타, 드론, 로봇청소기, 스피커, 전자시계 등을 직접 만들 수 있도록 약 60종의 키트를 소개하며 성공한 비정기 간행물이다. 한국판 '메이커스' 창간호도 플라네타륨을 직접 만들 수 있는 조립식 키트를 제공한다. 플라네타륨은 반구형의 천장에 설치된 스크린에 달, 태양, 항성, 행성 같은 천체를 투영하는 장치다. 아날로그 카메라, 보행로봇 등을 만드는 키트도 추후 선보일 계획이다. 동아시아출판사는 '메이커스' 창간으로 한국에서도 대중화된 기술을 이용해 직접 손으로 무언가를 만드는 '메이커(maker) 운동'이 활성화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했다. 막강한 부록에 자신감을 가진 덕분인지 4만8000원의 고가에도 초판을 6000부나 발행했다.
한편 '에피'는 과학비평잡지를 표방한다. 주일우 이음출판사 대표는 "기술의 내용을 설명하는 것보다는 과학과 기술이라는 인간의 조직적 활동을 이해하는 데에 초점을 두고 과학이 하나의 제도로서 존재하는 방식, 기술이 삶의 한 양식으로 구현되는 방식을 관찰하고 그에 대해 논평하려는 것"이라고 창간의 말을 썼다. 강연실, 윤신영, 정소연, 전치형, 황승식 등 국내 과학전문 필진이 편집위원으로 참여해 잡지를 만든다. 스켑틱의 경우 1992년 마이클 셔머에 의해 설립된 스켑틱 협회의 쟁쟁한 회원들인 리처드 도킨스, 스티븐 핑커, 샘 해리스 등 세계 최고 과학자들의 글을 번역해 싣는 것과 차별화를 꾀하는 모습이다.
'에피'의 창간호는 우리나라에서 열풍이 불고 있는 '4차 산업혁명'이라는 말에 대한 비판적인 칼럼과 국내 과학 교과서의 젠더 문제점을 제기하는 칼럼을 실었다. 최근 과학 관련 부처의 장관 임명과 관련된 창조과학 문
제를 다룬 창조과학의 내용과 성격에 대해 고찰했다. 해외 원고로는 화성 이주를 꿈꾸는 일론 머스크의 야심에 대해 '도덕적 우려'를 제기하는 글, 유전자 조작 염소로 저개발 지역에 사는 아이들의 설사병을 예방하려는 과학자들을 취재한 글도 선보인다. 가격은 1만2000원.
[김슬기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