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 정식 성우가 있기도 전부터 '특기생 성우'로 활동한 이혜경이 향년 90세의 나이로 어제(15일) 별세했습니다.
이혜경은 성우라는 명칭이 없었던 1948년, 동국대 재학 중에 KBS에 지원해 '방송 연기자'라는 이름으로 데뷔했습니다. 이후 1954년 성우 1기가 선발되자 그 전 세대 성우들은 '특기 성우'로 분류됐습니다.
이혜경은 데뷔 후 2000년대까지 약 60년간 민영방송 출연을 가급적 자제하면서 주로 KBS에서 성우 외길만 걸으며 단막극부터 대북 방송까지 수많은 프로그램에서, 어린이부터 성인까지 다양한 목소리를 자유자재로 연기하며 종횡무진으로 활동했습니다.
한국전쟁 발발 때도 많은 국민이 "국민 여러분! 조금도 동요하지 마시고…"로 시작되는 그의 목소리를 라디오 전파를 통해 들었습니다.
이혜경은 이후 2010년까지도 '달의 바다'(KBS 2010년 5월 방송) 등에 출연하며 국내에서 활동하는 최고령 성우로 불렸습니다.
덕분에 2013년에는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주최한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에서 보관 문화훈장을 받았습니다.
그의 남편은 대한민국 방송 효과음의 선구자 故 이상만으로, 1949년 결혼한 두 사람은 라디오방송 시대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며 '방송 가족'으로 불리기도 했습니다.
이상만은 2002년 작고했으며, 그해 이혜경 역시 교통사
유족 측은 통화에서 "2013년 문화훈장을 받은 후 고관절 수술을 하셨지만 이후에도 건강하셨는데 노환으로 별세하셨다"고 말했습니다.
유족으로는 아들 이중열 씨, 딸 이영숙·은숙 씨가 있습니다.
빈소는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내일(17일)입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