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적은 제작비를 들여 만든 영화들이 좋은 성적을 내면서 한국영화 위기 탈출의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예산 영화가 갖는 한계를 우려하는 시각도 적지 않습니다.
김천홍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한때 흥행작이 줄을 이으면서 부흥기를 맞기도 했던 한국 영화산업.
하지만 이후 무모한 영화 제작과 잇따른 흥행실패로 지금은 그 근간마저 위태로운 상황입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영화 기획사들은 저예산 영화로 활로 찾기에 안간힘을 쏟고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 2003년 40억 원 넘게 치솟았던 한국영화의 편당 평균 제작비는 지난해 37억 원대로 크게 후퇴했습니다.
다행히 이들 저예산 영화는 최근 잇따라 기대 이상의 개봉 성적을 기록하면서 한국영화의 재기 가능성을 열어주고 있습니다.
실제 '고사'와 '영화는 영화다' 등은 적은 예산 투입에도 불구하고 100만 명을 크게 넘어서는 관객몰이를 하면서 짭짤한 수익을 올리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조성규 / 스폰지ENT 대표
- "적은 예산으로도 좋은 배우들을 데리고 좋은 영화를 하면 흥행이 된다는 사례가 만들어졌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같은 저예산 영화 제작이 마치 한국영화 위기 탈출의 해법처럼 비치는 것에 대해서는 경계의 목소리가 적지 않습니다.
▶ 인터뷰 : 김형준 / 다인필름 대표
- "제작비를 줄이는 건 좋은데 정말 써야 할 부분에 돈을 못 쓰기 때문에 앞으로 한국영화의 질이 낮아지지 않을까…"
무리한 다이어트가 오히려 건강을 해치는 것처럼, 한국영화계의 갑작스런 몸집 줄이기가 오히려 체질 악화를 가져올 수도 있다는 지적입니다.
날씬해진 한국 영화. 이제는 건강도 함께 챙겨야 할 때입니다.
mbn뉴스 김천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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