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 1호 숭례문의 화재 소식은 온 국민을 슬픔과 경악의 도가니로 몰아넣었습니다.
끔찍했던 순간과 현재 복구 진행 상황 등을 김천홍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 기자 】
설 연휴 마지막 날이던 지난 2월10일 밤.
평화롭게 TV를 보며 일상을 준비하던 시민들은 넋을 잃고 말았습니다.
TV 화면 속에서 우리의 국보 1호 숭례문이 활활 불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유구한 역사를 지켜온 국보 1호는 순식간에 잿더미로 변했고, 국민은 슬픔과 분노에 휩싸였습니다.
더욱 국민을 분노케 한 것은 검거된 방화범의 범행 동기였습니다.
칠순의 방화범은 국가가 자신의 토지에 대한 보상을 제대로 해주지 않았다며, 그 화풀이로 숭례문에 불을 지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 인터뷰 : 채종기 / 숭례문 방화범(현장 검증 당시)
- "내 말 한마디만 들어줬으면 이런 일은 없었을 겁니다."
결국 방화범 채 씨는 징역 10년을 선고받았지만, 우리 국민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숭례문의 600년 세월을 도둑맞았습니다.
▶ 스탠딩 : 김천홍 / 기자
- "한순간에 아름다운 자태를 잃어버린 숭례문은 현재 철로 된 임시가설덧집에 그 앙상한 몸을 겨우 기대고 있습니다."
최초 발화점부터 위로는 거의 다 타버려 원래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입니다.
그나마 아랫부분은 상태가 괜찮은 편이지만, 받치고 있던 상단이 타 버리면서 붕 떠버린 기둥과 새까맣게 그을리고 쪼개진 기와 등에서 당시의 참혹했던 상황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일단 문화재청은 서울시 등과 협의해 2012년까지 총 3단계로 나뉘어 복구공사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현재는 2단계 공정 중 고증·설계 단계가 진행 중이며, 최근에는 기둥으로 쓰일 아름드리 금강송의 벌채 작업이 시작되기도 했습니다.
복구공사는 가능한 한 원래 부재들을 사용해 숭례문을 화재 이전의 모습으로 복원하는 데 목표를 두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뜯어낸 부재만 3,000여 개에 달하고, 숭례문 복구단은 이를 다시 실측해 정확한 설계도를 완성할 계획입니다.
▶ 인터뷰 : 조상순 / 숭례문 복구단
- "불타기 이전의 모습으로 되돌리는 게 일차적 목표입니다. 더 나아가서는 일제시대에 성벽이 헐리면서 바뀌었던 부분 등에 대해서, 객관적 자료를 참조해 원래 모습에 가깝게 할 계획입니다."
총 200억 원 이상을 투입해 복원되는 숭례문은 화재 이전의 모습과 거의 유사하지만, 일제에 의해 헐렸던 좌우 성곽 일부를 되살리는 점이 특징입니다.
이 밖에 발굴 작업 중 출토됐던 유물들은 근처에 별도의 건물을 짓거나 임대해 전시할 계획입니다.
비록 큰 상처를 남기긴 했지만, 숭례문 화재는 국민의 뜨거운 문화사랑을 확인하는 계기였습니다.
다시는 제2의 숭례문이 나오지 않기를, 국민은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mbn뉴스 김천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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