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대생'이라면 흔히 '딱딱하다'는 편견을 갖기 쉬운데요.
한국예술종합학교 강의실이 공대생들의 연기 열정으로 후끈 달아올랐다고 합니다.
어찌 된 일인지 김천홍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 기자 】
서울 석관동 한국예술종합학교의 한 강의실.
학생들이 사지를 축 늘어뜨린 채 한숨을 푹 내쉽니다.
맨발로 '엎드려뻗쳐' 자세를 취하기도 하고, 창 밖을 보고 혼자서 중얼거리기도 합니다.
계절학기 강좌로 개설된 '기초 연기'의 마지막 발표시험을 앞둔 몸 풀기입니다.
33명의 수강생 중 무려 16명이 카이스트와 포항공대 등에 재학 중인 공대생입니다.
각자 준비한 독백 발표 시간.
왠지 어색하고 서툴러 보이지만 학생들의 눈빛만큼은 전문 연기자 못지않습니다.
▶ 인터뷰 : 김선애 / 지도 교수
- "기술적으로야 연기 전공자에 비해 떨어질 수 밖에 없지만 자신을 적극적으로 보이려 하는 것, 남 앞에 서는 것 같은 면에서는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다고 봅니다."
처음엔 어색하고 멋쩍었지만, 3주간 수업에 참여하면서 마음의 벽은 모두 허물어졌습니다.
▶ 인터뷰 : 배성준 / 카이스트 화학과
- "참 특이하고 낯설었지만 매우 보람찬 경험이었습니다."
▶ 인터뷰 : 김주영 / 포항공대 물리학과
- "배우들이 평소에 몸이나 목소리 관리를 잘 해야 한다거나 자기를 표현하는 방법을 익혀나가야 한다는 걸 배운 것 같아요."
한국예술종합학교는 이처럼 '예술과 과학의 만남'을 목표로 내걸고 다른 대학과 꾸준히 학생교류 협정을 맺고 있습니다.
현재 한국예술종합학교는 카이스트, 포항공대, 고려대 등 6개 학교와 교류를 하고 있으며, 이번 계절학기에는 총 10과목의 문호가 개방됐습니다.
▶ 스탠딩 : 김천홍 / 기자
- "한국예술종합학교는 앞으로 더 많은 학교와 교류협정을 체결해 학생들에게 다양한 체험기회를 제공할 계획입니다. mbn뉴스 김천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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