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집 수록 땐 저작권을 3년간 출판사 측에 양도하고 작가의 소설집 표제작으로 사용할 수 없다는 '독소조항'으로 김금희·최은영 소설가가 이상문학상 우수상 수상을 거부한 가운데, 이기호 소설가도 동일한 이유로 수상을 거부한 것으로 확인됐다.
올해 44회째를 맞은 전통 깊은 이상문학상은 이로써 '3인의 우수상 수상 거부'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아 작품집 출간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이기호 소설가는 김금희·최은영 작가의 이상문학상 '반납' 기사를 6일 새벽 소설미디어에 공유하며 "사실 나에게도 연락이 왔었다. 우수상이라는데 3년 동안 저작권 양도 이야기를 하길래 가볍게 거절했다"며 이상문학상 게재를 거부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냥 나만 조용히 빠지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문제가 커진 것 같다"고 덧붙이며 "그나저나 이상문학상 작품집은 제대로 나올 수나 있을까. 대상 수상자가 괜히 피해보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고 썼다. 1999년 등단해 올해 20년차를 맞은 이기호 작가는 이효석문학상, 김승옥문학상, 한국일보문학상, 동인문학상을 받은 중견 소설가다.
이기호 작가까지 작품집에 단편 수록을 거부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우수상 수상을 거부한 작가는 3인으로 늘어났다. 앞서 이 사실을 대외에 공개한 건 김금희 소설가가 처음이다. 김금희 소설가는 "수상집에 작품을 수록하는 것과 관련해 계약서를 받아 확인하고는 게재를 못 하겠다고 말할 수밖에 없었다"며 '저작권 3년 양도' 조항을 비판했다. 최은영 소설가도 수상 거부 의사를 밝힌 것으로 나타났다.
논란을 빚은 계약서상 문구는 관행일 뿐이라고 문학사상사 측은 해명했다. 예를 들어 2019년 이상문학상 우수상 수상작이었던 장강명 소설가의 '현수동 빵집 삼국지'는 그해 6월 출간된 소설집 '산 자들'의 네 번째 작품으로 수록됐다.
장은진 소설가의 단편 '울어본다', 최은영 소설가의 단편 '일 년'도 이상문학상 우수상으로 뽑힌 지난해 다른 수상작품집 우수상 수상작으로 수록됐다.
이상문학상 우수상을 최근 수상한 소설가 A씨는 통화에서 "대상 수상작을 제외하고는, 우수상 수상작들은 계약서조차 받은 적이 없다. 저작권 의식이 최근까지 희박했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이후 신설된 조항이라 하더라도 해당 저작권을 과도하게 침해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문학평론가는 B씨는 "문학사상사는 이상문학상 운영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독소조항 파문'으로 올해 이상문학상 대상 수상자를 포함해 작품집에 '우수상 수상작'으로 수록되는 수상자 전원이 피해를 보게 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이상문학상 우수상을 받은 문학평론가 C씨는 "최근 향상된 저작권 인식에 반하는 조항을 넣으면서 대상 수상작가와 우
[김유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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