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강력한 노벨물리학상 수상 후보자로 거론됐던 한국인 과학자가 지난달 실제 수상에선 제외돼 큰 아쉬움을 남겼는데요.
이는 노벨상 위원회가 논문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일어난 일이었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이정호 기자입니다.
【 기자 】
미국 컬럼비아대에 재직 중인 한국인 과학자 김필립 교수.
올해 노벨물리학상의 강력한 수상 후보자로 점쳐졌지만, 수상의 영광은 경쟁자였던 영국 맨체스터대의 안드레 가임 교수와 콘스탄틴 노보셀로프 교수에게 돌아갔습니다.
시상 이유는 '그래핀'이라는 차세대 반도체 물질을 세계에서 가장 먼저 만들었다는 것.
그런데 이는 노벨상 위원회의 착각이었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세계적인 과학학술지 네이처는 최근 "이번 노벨상 논문에서 다룬 물질은 그래핀이 아니라 그래파이트였다"며 "노벨상 위원회가 이를 그래핀으로 잘못 알았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래핀은 흑연을 종이처럼 얇게 떼어내는 것인데, 그래파이트는 덩어리형 물체라 과학적인 가치가 떨어집니다.
한국 과학계에서도 억울하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 인터뷰(☎) : 강병남 /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
- "2004년 '사이언스지'에 나온 논문은 그래핀에 대해서 나온 논문이 아니고 그래파이트라고 하는 3차원적인 물질에 대해서 실험을 한 내용입니다."
결국, 가임 교수와 노보셀로프 교수가 그래핀 논문을 내놓은 건 2005년이었고, 김 교수도 같은 시기에 그래핀 연구를 발표했기 때문에 노벨상 자격이 충분하다는 겁니다.
최근 한국을 방문했던 김필립 교수는 겸손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 인터뷰 : 김필립 / 컬럼비아대 교수(지난 11일)
- "쉽게 얘기하면 1등 했던 그룹하고 2등 했던 그룹하고 차이가 크기 때문에 거기서 선이 딱 그어지는 게 별로 이상하지 않다…. "
국내 과학계에선 "한국이 세계 과학계에서 지닌 낮은 위상이 이번 문제와 무관하지 않다"며 성과 홍보를 위한 정부차원의 지원이 아쉽다고 지적합니다.
MBN뉴스 이정호입니다. [ ice@mk.co.kr ]
[MBN리치 실시간 장중 전문가방송 – “우보정윤모” 12월13일(월) 전격 大 오픈]
< Copyright ⓒ mbn(mb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