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상가상'이라는 말은 이럴 때 쓰는 것 같습니다.
지난달 분화했던 일본 규슈의 화산에서 다시 화산재가 치솟으면서 이번 대지진과 연관됐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정호 기자입니다.
【 기자 】
잿빛 화산재가 하늘을 가득 메우고, 산 아래 건물들은 화산재에 파묻혔습니다.
지난달 분화한 뒤 한 달간 잠잠했던 일본 규슈의 신모에다케 화산이 다시 분화를 시작하면서 화산재가 상공 4,000미터까지 치솟았습니다.
과학계에선 이번 분출이 일본 열도를 강타했던 대지진과 연관됐을 거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 인터뷰 : 박종관 / 건국대 지리학과 교수
- "지각이라고 하는 것은 균형을 맞추는, 안정상태로 가려고 하는 습성이 있지 않겠습니까. 따라서 그게 진동, 즉 파와 열이 화산이나 지진의 형태로 지표면에 나타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돼 있다고…. "
지각을 이루는 판 경계부에서 생성된 스트레스가 주변 화산에 전달되며, 지하에 있던 마그마를 자극했을 공산이 크다는 겁니다.
일본에는 활화산이 무려 108개나 있기 때문에 연쇄 분출이 일어나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는 셈입니다.
물론 더 지켜봐야 한다는 견해도 있습니다.
신모에다케 화산은 이번 대지진이 일어난 북미판과 태평양판의 경계부에서 비교적 떨어져 있다는 겁니다.
일각에선 백두산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연관성이 크지 않다는 시각이 우세합니다.
▶ 인터뷰(☎) : 이윤수 / 한국지질자원연구원 박사
- "이를테면 백두산이란 것은 유라시아판 내부에 있고요, 신모에다케 화산은 필리핀판과 유라시아판과의 관계거든요. 지금 지진하고는 하나 건너서 (있는 관계입니다.)"
하지만, 이번 지진의 규모가 워낙 컸기 때문에 일본 전역의 지질 구조에 간접적인 영향을 줬을 가능성은 여전합니다.
게다가 여진이 계속된다면 향후 예상치 못한 피해가 생길 수 있어 열도를 둘러싼 공포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MBN뉴스 이정호입니다. [ ice@mk.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