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권한을 둘러싸고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한국은행의 세 수장이 설전을 벌이며 본격적인 싸움을 예고했습니다.
자칫 현안은 제쳐놓고 밥그릇 챙기기에만 몰두하는 모습으로 비칠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이혁준 기자입니다.
【 기자 】
포문은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먼저 열었습니다.
김 위원장은 한국은행은 공동 검사권이 있고, 감독권은 아무 기관에 줄 수 있는 게 아니라며 일침을 놨습니다.
발끈한 김중수 한은 총재는 침묵을 깨고 반격에 나섰습니다.
김 총재는 감독 권한이 없는 중앙은행이 아무것도 모르고 금융기관에 자금을 지원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불만을 터트렸습니다.
▶ 인터뷰 : 김중수 / 한국은행 총재
- "중앙은행이 아무런 정보도 없이 그냥 남이 주는 정보만 가지고 그 상황을 처리해라 하는 것은, 제가 볼 때 그러한 나라가 어디 있느냐 거꾸로 물어보고 싶습니다."
비리 부서에 대한 대규모 인사 조치를 끝내고 자신감을 되찾은 권혁세 금감원장은 감독권한을 지키겠다는 의지를 내비쳤습니다.
권 원장은 금감원 모두가 반성하고 있다며, 정부가 합리적인 결정을 내려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 인터뷰 : 권혁세 / 금융감독원장
- "자체적으로 상당한 폭의 쇄신 방안을 마련해서 이미 TF에 제출했고 조만간 TF에 설명할 기회가 있습니다. 감독 당국이 일에 매진할 수 있도록 지켜봐 주시고…"
각자 입장이 다른 한은과 금감원, 금융위 수장이 금융회사 감독권을 차지하기 위해 한번씩 설전을 주고받은 셈입니다.
하지만, 이를 지켜보는 국민에게는 자칫 물가와 금융시장의 안정은 외면하고 벌이는 꼴불견 싸움으로 비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MBN뉴스 이혁준입니다. [ gitania@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