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정유사들은 지난 1분기, 나란히 사상 최대의 실적을 올렸습니다.
수출이 크게 늘었고 윤활유 등 화학 사업이 큰 힘이 됐는데, 소비자들은 따가운 시선을 보내고 있습니다.
윤영탁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현대오일뱅크가 모두 2조 6천억 원을 들여 최근 준공한 고도화 설비입니다.
원유를 정제할 때 만들어지는 저급 기름에서 휘발유나 경유 등 부가가치가 높은 기름을 뽑아낼 수 있어 '사람이 만든 유전'이라고도 불립니다.
이 설비를 통해 1천억 원의 영업이익이 늘 것으로 회사는 보고 있습니다.
GS칼텍스도 지난 12일 전남 여수 공장에 네 번째 고도화 설비를 착공했습니다.
▶ 인터뷰 : 허동수 / GS칼텍스 회장(5월 13일)
- "화석연료가 당분간은 에너지의 주축을 담당할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가 원유를 많이 수입하지만, 수출할 때 오히려 부가가치를 높여서…"
고도화설비 덕분에 정유사들은 매출의 절반 이상을 수출로 채웠습니다.
단순 정제할 때보다 수출 단가도 배럴당 최고 30달러씩 높게 받았고, 석유화학 제품과 윤활유 의 판매도 늘어 1분기 실적이 눈에 띄게 좋아졌습니다.
업계 1위 SK이노베이션은 영업이익이 1조 원을 돌파했고, GS칼텍스는 8천2백억 원이 넘는 분기 최대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그러나 이들 정유사를 바라보는 소비자들의 시선은 따갑기만 합니다.
리터당 100원씩 기름 값을 내렸다고는 했지만, 정작 주유소에서의 실제 할인 폭은 훨씬 적어 배신감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고유가 속에서 나란히 사상 최대의 실적잔치를 벌인 정유사들.
기름 값을 추가로 내리라는 목소리가 높아질까 곤혹스러운 표정입니다.
MBN뉴스 윤영탁입니다. [ kaiser@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