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유류세 인하는 없다고 선을 그은 정부는 단계적인 가격 인상을 정유사에 요구해왔습니다.
정유사들이 일단 이를 받아들이기로 해 다음 달 기름값 폭등은 면했지만, 뒷맛이 개운하지 않습니다.
윤영탁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기름값 환원이 코앞으로 다가오자 정유사와 주유소 업계는 '네 탓 공방'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했습니다.
일부 정유사는 공급에 차질을 빚었고, 주유소는 사재기 의혹을 받았습니다.
유류세 인하는 없다고 정부가 선을 그은 날, GS칼텍스는 기름값을 단계적으로 올리겠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러나 언제, 얼마씩 가격을 올릴지도 정하지 못했습니다.
단계적으로 가격을 올리라는 정부의 끈질긴 요구를 마지못해 받아들인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 대목입니다.
현대오일뱅크와 에쓰오일도 직접적인 발표는 없었지만, 단계적 인상에 합류할 뜻을 내비쳤습니다.
업계 1위 SK이노베이션은 애매모호한 입장을 내놨습니다.
카드 할인은 계획대로 끝내겠지만, 가격 환원 이후 점진적으로 가격이 상승할 걸로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4월 7일 이후 일선 주유소에서 가격을 곧장 내리지 않았기 때문에 올릴 때도 주유소 차원에서 가격을 조정해야 한다는 겁니다.
우려됐던 기름값 급등 폭탄은 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이번에도 소비자들의 혼란은 피할 수 없어 보입니다.
게다가 정부가 기업의 가격 결정에 관여하는 모양새가 되풀이되면서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MBN뉴스 윤영탁입니다. [ kaiser@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