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7일) 주유소를 찾았던 분들은 평소와 비슷한 기름값에 어리둥절하셨을 텐데요.
기름값을 올리기로 한 첫 날이지만, 전국 평균 휘발유값은 오히려 내렸습니다.
윤영탁 기자가 그 이유를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정유사가 기름값을 인상하겠다고 밝힌 첫날.
한산하기만 한 주유소의 모습은 막바지 할인 혜택을 받기 위해 차량 행렬이 늘어섰던 어제(6일)와 확연히 비교됩니다.
▶ 인터뷰 : 셀프 주유소 대표
- "막상 오르는 날이잖아요. 이제 오늘 넣으나 내일 넣으나 똑같으니까 급할 게 없잖아요."
그런데 뚜껑을 열고 보니 정작 기름값은 많이 오르지 않았습니다.
GS칼텍스와 에쓰오일은 어제(6일)와 비슷한 수준에서 가격을 결정했습니다.
SK 폴 주유소가 리터당 20원 정도씩 값을 내렸지만, 사후 할인이 끝난 걸 감안하면 80원씩 올린 셈이고, 정유사가 공급가격을 조정한 것으로 알려진 현대오일뱅크도 리터당 50원 정도씩 가격이 올랐습니다.
시민들은 일단 안도했지만, 경계심은 여전했습니다.
▶ 인터뷰 : 나한이 / 운전자
- "내가 기름값을 계속 적거든요. 그런데 오늘… 내렸는데? 내렸어요. 경유가."
▶ 인터뷰 : 윤성중 / 운전자
- "불안해요. 더 불안해요. 갑자기 확 올릴 것 같아서…"
왜 기름값은 확 오르지 않은 걸까.
주유소에 남아있는 재고 물량과 업계 간의 극심한 눈치 보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 인터뷰 : GS칼텍스 주유소 대표
- "쉽게 100원 올렸다가는 혼자만 왕따 되니까. 서로 눈치만 보는 거죠. 아직 정유사에서도 방침이 안 내려왔어요. GS는…"
일부에서는 정유사들이 기름값 환원 전에 미리 공급가격을 올렸다는 의혹도 제기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주유소 대표
- "이미 떴어요. 많이 올랐어요. 벌써 월말에 들여온 것보다도…추가 물량 들이려고 보니까 20원씩 더 올랐어요."
주유소가 보유한 재고가 기름값을 붙잡고 있지만, 길어야 보름 정도입니다.
일단 연착륙하는 모습을 보이는 기름값이 언제든 다시 뛰어오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MBN뉴스 윤영탁입니다. [ kaiser@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