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열 하나금융지주 사장이 돌연 사퇴하면서 외환은행 인수와 하나금융 후계구도에 소용돌이가 몰아치고 있습니다.
갖가지 추측도 난무하고 있는 가운데, 강영구 기자가 그 여파를 짚어봤습니다.
【 기자 】
하나금융지주 김승유 회장과 김종열 사장은 어제(11일) 30분간 면담을 가졌습니다.
이후 김종열 사장은 예정된 일정을 취소하고 돌연 사퇴의사를 밝혔습니다.
갑작스럽게 결정된 사퇴라는 뜻입니다.
# 외환은행 인수 '급물살'
사퇴를 밝힌 김종열 사장의 명분은 "외환은행과의 통합을 위한 희생"입니다.
과거 보람은행과 충청은행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노조에 대해 강성 이미지로 비쳐진 김종열 사장이 외환은행 노조와 갈등을 빚을 가능성을 스스로 사전에 제거하기 위해서라는 설명입니다.
실제 김종열 사장은 지난해 8월 국정감사 때 외환은행 직원 고용 승계와 관련해 "회사에 위해를 가하거나 불법을 저지른 직원은 안 된다"고 말해 외환은행 노조의 반발을 샀습니다.
이 때문에 외환은행 인수를 위해 김승유 회장이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김종열 사장의 사의를 요청했을 가능성입니다.
하나금융은 자기 희생이라는 명분을 얻었다는 평가입니다.
# 정부의 '입김' 있었나?
외환은행 자회사 편입 승인의 키를 쥐고있는 정부의 입김이 작용했을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습니다.
바로 '낙하산 인사' 가능성입니다.
김종열 사장의 사퇴로 공석이 생기면서 자연스럽게 정부 측 인사가 내려올 수 있는 여지를 만들었다는 추측입니다.
# 포스트 김승유 '회오리'
하나금융 후계 체제에도 지각변동이 생겼습니다.
하나금융그룹의 2인자로 불려온 김종열 사장은 '포스트 김승유'에 가장 가깝게 다가선 후보군이었지만, 이번 사퇴로 사실상 경쟁구도에서 탈락했습니다.
반면, 평소 외환은행과 융화를 강조한 윤용로 하나금융 부회장이 급부상했습니다.
김정태 하나은행장도 위상이 한단계 높아졌습니다.
하지만, 지도체제의 변화와 당장 당면한 과제가 많아 오는 3월 김승유 회장이 1년 더 연임할 가능성은 더 커졌습니다.
MBN 뉴스 강영구입니다. [ilove@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