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말 공공기관장 인사 파행이 가관입니다.
공무원과 정권 실세들의 자리 챙기기가 도를 넘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혁준 기자입니다.
【 기자 】
"황당하다. 살다 보니 별일이 다 있다."
지난 12일 퇴임 기자회견까지 마쳤던 안택수 신용보증기금 이사장이 청와대의 재연임 통보를 수락하면서 한 말입니다.
신용보증기금 이사장 선임 과정은 파행 그 자체였습니다.
지난달 후보추천위원회가 압축한 후보는 홍영만 금융위 상임위원, 신보 사외이사를 지냈던 남상덕 씨, 그리고 신보 출신에 MB인맥인 이해균 씨 등 세 명.
제청권을 가진 금융위가 홍영만 상임위원을 금융위 몫으로 밀었지만, 심사과정에서 오히려 남상덕 씨와 이해균 씨가 적임자로 급부상했습니다.
소위 들러리들이 급부상하자,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결국 기존 안택수 이사장의 재연임 카드를 내밀었습니다.
▶ 인터뷰(☎) : 고상순 / 신용보증기금 임원추천위원장
- "직무유기죠. 적법한 절차로 세 사람을 올렸는데, 특별한 이유 없이 그 중에서 추천하지 않았어요."
이번 사태를 두고 '한심함의 극치'라고 평한 청와대 역시 자리 챙기기를 막지 못한 책임이 큽니다.
도를 넘은 정권말 자리챙기기는 곳곳에서 재연되고 있습니다.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에 응모했던 윤맹현 전 원자력연료 사장은 지식경제부의 자기 사람 챙기기에 밀려 후보를 사퇴하기도 했습니다.
또 대통령의 고교동문인 정연길 감사의 내정설이 돌았던 서울보증보험 사장 임명 역시 낙하산 논란으로 두 차례나 파행을 겪었습니다.
▶ 스탠딩 : 이혁준 / 기자
- "낙하산 인사를 막으려는 기관장 공모제가 제 기능을 상실하면서, 공무원과 정치인, 대통령과의 친분을 내세운 실세들의 탐욕이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MBN뉴스 이혁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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