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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요금 안내 LED표시판에 '소형 1600원'이라는 불이 들어오자, 한강시민공원 주차관리인 아저씨가 물었다.
"경차는 아니죠?"
주차관리인 아저씨는 여타 SUV들과 다르다며 차종이 뭐냐고 물었다.
다부지게 서있는 쉐보레 트랙스가 퍽 귀엽다는 생각이 들었다.
트랙스가 국내 최초 소형SUV라고는 했지만, 처음 봤을 때의 인상은 귀여움보다는 생각보다 커보인다는 것이었다.
스포티지R과 투싼ix 등 경쟁 모델등과 비교했을 때도 크게 작아보이진 않았다.
하지만 막상 타보니, 실내는 아늑한 느낌을 줬다.
다른 SUV들에 비해 소박하고 앙증맞은 크기면서도 내부 디자인은 다른 쉐보레 브랜드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아쉬운 플라스틱 마감재가 눈에 계속 밟혔다.
차의 성능은 소형차 수준의 배기량을 가진 차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
1.4리터에 불과한 배기량의 가솔린 터보 엔진으로 2리터 엔진과 비슷한 140마력의 최고출력을 발휘했다.
가솔린 엔진을 장착해 디젤에 비해 소음과 진동이 적다는 점도 장점.
트랙스는 시속 100km까지는 무리없이 내달렸다.
하지만 그 이상의 속도를 위해 엑셀을 밟자 약간 느리게 가속되고, 풍절음이 들리기 시작했다.
브레이크 반응 속도도 느리고 밀리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브레이크를 너무 살짝 밟았나'하는 생각에 더 밟았더니 급정거됐다.
하마터면 앞차에 인사를 할 뻔했다.
그런 점을 제외하면 트랙스는 스마트한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트랙스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마이링크'는 스마트폰과 연동해 7인치급 터치스크린에서 오디오와 영화 등을 볼 수 있다.
터치스크린의 반응속도도 성격이 급한 나에게 안성맞춤이었다.
하지만 마이링크와 연동이 되는 내비게이션 앱인 브링고는 완성도가 떨어졌다.
만 원이 넘는 어플리케이션을 다운받는 데도 꽤나 오랜 시간이 걸렸다.
와이파이와 LTE까지 다 써봤지만 다운속도는 더디기만 했다.
결국 제대로 연결되지 않아 내비게이션은 쿨하게 포기하기로 했다.
아직 지원하지 않거나 제대로 구현되지 않는 스마트폰이 적지 않다고 하니 이 부분은 개선이 시급해보인다.
보스의 고급 오디오 시스템은 만족스러웠다.
음악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드라이빙하면서도 멋진 음악을 들을 수 있다는 것이 또 하나의 즐거움이 될 것 같다.
일렉트로닉 밴드 '이디오테잎'의 음악을 틀어놓으니 역동적인 사운드가 트랙스 전체를 휘감았다.
트랙스는 다양한 수납공간도 갖고 있다.
보조석의 듀얼 글러브 박스,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의 4개의 컵홀더 등이 마련됐다.
뒷좌석의 6:4 폴딩 기능도 있어 공간 활용도 할 수 있다.
이밖에도 센터 콘솔 뒷면에 220V AC전원 아웃렛을 장착해 150W 이하의 소형 전자기기를 사용할 수 있어 참 똑똑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도시생활과 취미를 즐기며 SUV를 원하는 여성이라면 트랙스가 적당한 선택이 될 것 같다.
다만 가격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트랙스의 가격은 1940만 원에서 2289만 원.
스포티지R의 기본형 가격이 2035만 원, 투싼ix가 2085만원인 것과 비교하면 별로 차이가 없다.
이나연 기자[nayeon@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