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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쁘긴 하지만, 다를 바 있을까."
폭스바겐 시로코R과의 첫 만남은 선입견으로 시작됐다.
날카로운 눈매의 날렵한 바디.
폭스바겐 시로코R의 첫 인상이었다.
여기다 '라이징 블루' 색상의 시로코R은 심플하면서도 스포티한 느낌이었다.
마치 영화 속에서 갓 튀어나온 듯한 모습.
귀여우면서도 스포티한 뒷 라인도 예뻤다.

"예쁘긴 참 예쁘네."
예쁘기만 하다는 생각은 차 문을 열면서부터 깨지기 시작한다.
밖에서 보는 시코로R은 내부가 좁아보였다.
실제로 차에 오르내릴 땐 레이싱카의 DNA를 그대로 계승한 스포츠 버킷시트가 가로막아 힘들기도 했다.

하지만 일단 앉기만 하면 달릴 준비를 갖춘 상태로 돌입한다.
키를 넣고 시동을 거는 순간 들리는 우렁찬 배기음.
그동안 배기·흡기계통 튜닝을 하는 사람들을 이해하지 못했는데, 시로코의 배기음은 이런 느낌때문에 튜닝을 하나 싶을 정도로 웅장했다.
배기음 소리를 듣고 있자면 음악을 좋아하는 나도 음악을 켜기가 싫을 정도였다.
그리고 가속 페달을 밟는 순간 또 한 번 놀라게 된다.
시로코 R에는 폭스바겐이 자랑하는 2.0 TSI 터보차저 가솔린 엔진과 6단 듀얼클러치 DSG변속기가 장착됐다.
엔진 다운사이징 기술이 적용된 엔진인데, 적은 배기량으로도 최고출력 265마력, 최대토크 2,500~5,000rpm의 영역에서 35.7kg.m의 놀라운 성능을 발휘한다.
달리는 내내 "2,000cc에서 가능한 출력인가"라는 의구심이 들었다.
DSG미션의 빠른 응답속도가 어우려져 즐거운 가속력을 느낄 수 있다.
스포츠모드로 전환하면 더욱 더 빠르고 힘있게 치고 나간다.
시속 100km에 이르는 시간은 5.8초로, 거침없는 속도가 시로코R의 매력이었다.
코너링에도 전혀 흔들림이 없었고, 차체가 낮아 고속에서도 안정적이었다.
또 운전자를 먼저 생각하는 시스템도 잘 갖춰져있다.
헤드라이트는 야간 주행할 때 차량 진행 방향대로 비춰줬고, 정확한 스티어링을 도와주는 전자식 주행 안정화 컨트롤 등이 기본으로 탑재돼있어 안정감을 줬다.
이와 함께 6.5인치 터치 스크린, 한국형 3D 리얼 내비게이션이 장착돼있어 길을 찾는 데에도 그 어떤 차량보다 쉬웠다.
다만, 연비를 끔찍하게 따지는 사람이라면 이 차가 적합하지 않을 수도 있겠다.
오로지 달리기를 위한 차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점을 감안하지 않고서라도 갖고 싶어지는 차라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시로코R의 복합 공인 연비는 리터당11.2km.
서울 시내 주행에서는 L당 6km 가량, 고속도로 시속 100km 정속 주행에선 8~10km대가 나왔다.
가격은 4,890만 원이지만, 지난 1일부터 적용되는 한-EU 자유무역협정 3차 관세 인하에 따라 기존 가격보다 70만 원 인하된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다.
색상도 '라이징 블루' 외에도 '캔디 화이트', '딥 블랙' 등도 선택 가능하다.
폭스바겐을 좋아하는 마니아라면 극찬하는 차 중에 하나지만, 모르는 사람은 잘 모르는 차가
'합리적인 드림카'로서 손색이 없는 '고성능 스포츠 쿠페'.
드라이빙의 즐거움을 제대로 맛보고 싶다면 폭스바겐 시로코R은 '강추'다.
이나연 기자[nayeon@mk.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