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명계좌를 허용하다 보니, 다른 사람 명의의 통장을 범죄에 사용하는 대포통장이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특히 농협에서 많이 발생하는데, 한 해 4만여 건에 달한다고 하니 각별한 주의가 요구됩니다.
정수정 기자입니다.
【 기자 】
지난 6월 '070대출상담' 문자를 받은 김주영 씨.
목돈이 필요했던 김 씨는 농협통장과 체크카드를 만들어 주면 대출을 받게 해주겠다는 말에 통장을 개설했습니다.
이틀 동안 모르는 사람들의 입출금이 계속되더니 김 씨는 졸지에 대출 사기에 쓰인 대포통장 대여자가 돼 있었습니다.
▶ 인터뷰 : 김주영(가명)·대포통장 개설 피해자
- "(대출 사기 피해자도) 저를 가해자 취급하고, 저도 몰랐다, 대포통장이 돈 받고 파는 건 줄 알았지 주는 것 자체가 법에 걸리는 건지 몰랐다."
이렇게 범죄에 쓰인 '대포통장' 유통규모는 연간 4만 건.
어디에서 만들어지나 봤더니 지역농협과 농협은행에서 만들어진 계좌가 전체 68%에 달했습니다.
전국적으로 점포가 많고, 경제 능력 취약계층이 많이 이용한다는 점을 악용한 것입니다.
▶ 인터뷰 : 양현근 / 금감원 서민금융지원국 선임국장
- "대출이나 취업 등을 이유로 해서 통장을 요구하는 것은 100% 사기로 보시면 되겠습니다."
속아서 통장을 양도한 경우에는 즉시 금융회사에 거래정지를 요청하고 경찰에 신고해야 한다고 금감원은 당부했습니다.
MBN뉴스 정수정입니다. [ suall@mbn.co.kr ]
영상취재 : 배병민 기자
영상편집 : 하재필